차급별로 연비(ℓ당 주행거리)가 가장 좋은 차는 무엇일까.
최근 고유가가 지속되며 기름 값이 적게 드는 연비 높은 차가 인기다. 각 자동차 회사의 주요 모델 공인 연비를 차급별로 비교해 보았다.
연비 높은 차를 타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휘발유 가격을 ℓ당 1,450원이라고 가정하고 1년에 1만㎞를 주행할 경우 연비가 ℓ당 10㎞인 차는 연료비로 모두 145만원이 든다. 반면 연비가 ℓ당 5㎞인 차는 290만원이 소요된다.
1년마다 145만원이 더 든다면 10년이면 차 한 대 값이다. 당분간 고유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라는 점에서 연비 높은 차의 인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우리나라에서 연비가 가장 높은 차는 수동변속기를 기준으로 할 때 GM대우차의 마티즈다. 배기량 800㏄로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승용차 중 유일한 경차인 마티즈의 연비는 ℓ당 20.9㎞. 그러나 자동변속기를 달면 연비는 16.6㎞로 떨어진다.
이 때문에 자동변속기를 기준으로 하면 기아차의 프라이드 1.5 디젤이 ℓ당 16.9㎞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연비가 좋은 차가 된다. 프라이드 1.5 디젤은 수동변속기도 연비가 ℓ당 20.5㎞에 달해 마티즈와 큰 차이가 없다.
마티즈와 프라이드 1.5 디젤을 제외하면 배기량 1,600㏄ 미만 소형차 중에서 가장 연비가 좋은 차는 기아차의 쎄라토 1.5 디젤이다. 공인 연비가 ℓ당 16.0㎞이다. 그 뒤를 현대차의 뉴아반떼XD 1.5 디젤(ℓ당 15.8㎞)과 휘발유(가솔린)를 쓰는 기아차 모닝(배기량 1,000㏄, 연비 ℓ당 15.5)이 바짝 쫓고 있다.
이어 GM대우차의 칼로스 1.2(가솔린)가 ℓ당 14.3㎞, 현대차의 뉴클릭 1.4(가솔린)가 ℓ당 13.5㎞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소형차의 베스트셀러인 현대차의 뉴아반떼XD 1.6(가솔린)의 연비와 경쟁차인 GM대우차의 라세티 1.6(가솔린)의 연비는 똑 같이 ℓ당 12.3㎞이다.
배기량 2,000~3,000㏄의 중형차에서는 현대차의 쏘나타 2.4(가솔린)가 ℓ당 10.9㎞로 단연 선두다. 또 휘발유 1ℓ로 르노삼성차의 SM5 2.0이 10.8㎞를, 현대차의 쏘나타 2.0과 투스카니 2.0이 각각 10.7㎞와 10.4㎞로 10㎞대를 달린다.
이어 GM대우차의 레조 2.0의 연비는 9.9㎞, 르노삼성차의 SM7 2.3은 9.8㎞, 기아차의 옵티마 2.0은 9.6㎞, GM대우차의 매그너스 2.0은 9.5㎞이다. 신형 그랜저 2.7(가솔린)의 연비는 ℓ당 9.4㎞이다.
배기량 3,000㏄를 넘는 대형차 가운데에서는 현대차의 쏘나타 3.3(가솔린)이 ℓ당 9.2㎞로 연비면에서는 가장 높지만 차체가 대형차라고 하기엔 좀 부족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그랜저 3.3이 9.0㎞로 1위라 할 수 있다. 또 3,200㏄인 쌍용차 뉴체어맨의 연비는 ℓ당 7.7㎞이고 현대차의 에쿠스 3.5는 7.2㎞, 에쿠스 4.5는 6.8㎞에 불과하다.
배기량이 같다면 휘발유를 주로 쓰는 승용차 보다는 경유를 사용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연비가 더 높다. 이러한 SUV 중에선 기아차의 스포티지 2.0(디젤) 연비가 ℓ당 13.0㎞로 가장 높고 현대차의 투싼 2.0(디젤)이 12.9㎞, 싼타페 2.0(디젤)이 12.0㎞, 기아차의 쏘렌토 2.5(디젤)가 10.1㎞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또 배기량이 2,700㏄인 쌍용차의 카이런과 뉴렉스턴은 각각 10.6㎞와 10.4㎞의 연비를 기록하고 있고 배기량이 2,900㏄인 쌍용차의 무쏘SUT와 코란도의 연비는 9.3㎞와 9.1㎞이다. 같은 배기량인 현대차 테라칸 2.9(디젤)의 연비는 9.8㎞이다.
미니밴에서는 배기량이 2,000㏄인 현대차 트라제XG가 11.2㎞로 연비가 좋다. 또 배기량 2,700㏄인 쌍용차 로디우스와 배기량 2,900㏄의 기아차 그랜드 카니발이 모두 ℓ당 10.2㎞로 연비가 같다.
한편 수입차에서는 배기량 2,000㏄의 디젤 승용차인 푸조 407HDi가 ℓ당 15.6㎞로 66ℓ인 주유 탱크를 가득 채우면 1,100~1,200㎞를 달려 주목된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