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들이 촛불시위에 참가했던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황정인(37ㆍ경찰대 수사연구소) 경감 등 경찰 수십명은 사법제도 개혁을 위한 네티즌연대가 17일 오후 7시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 길 건너편에서 개최한 안기부 도청 ‘X파일’ 전면 공개와 관련자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촉구하는 ‘사법제도 개혁을 위한 촛불 문화제’에 참가했다.
보통 집회를 통제하는 역할인 경찰이 신분을 밝히고 직접 집회에 참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집회는 X파일에 등장하는 전ㆍ현직 검찰 고위직에 대한 경찰의 엄정수사를 촉구하는 자리였다. 수사권 독립을 염원하는 경찰에게는 경찰에 힘을 실어주는 지원 성격이 짙은 집회였다. 네티즌연대는 지난달 28일 X파일에 거론된 전ㆍ현직 검찰 및 법무부 간부들에 대한 고발장을 경찰청에 제출한 바 있다.
황 경감은 “나 자신이 표현의 자유를 갖고 있는 한 사람의 시민이기도 하기 때문에 고심 끝에 집회에 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수사 대상인데 검찰에게 수사를 맡겨서야 되겠느냐”며 “검찰은 경찰이 수사해야 제대로 될 것이다”라고도 말했다. 황 경감은 지난달 실제 수사업무를 바탕으로 ‘판례 재산범죄’라는 형법학 이론서를 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공식해명을 통해 “사실 확인을 위해 자체 감찰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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