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이륙할 때 단열타일 일부가 떨어져 나가면서 정상 귀환 여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우주왕복선이 대기권에 돌입할 때 고열에 타는 것을 막아주는 이 타일의 원료는 신소재 ‘파인 세라믹(fine ceramics)’이다.
일반 세라믹은 도자기 유리 등 그릇을 만드는 데 쓰이는 게 고작이다. 반면, 1,000도가 넘는 고열에도 견디고 종류에 따라 전기적 성질도 띠는 파인 세라믹은 정밀기계나 전자 부품, 우주ㆍ×생명공학 분야 등에 다양하게 사용돼 ‘미래의 신소재’로 불린다. 고열과 각종 맹독성 화학물질을 견뎌야 하는 반도체나 LCD 제조장비의 핵심 부품에도 사용된다.
코스닥 상장기업 에스엔티는 바로 파인 세라믹 제조 및 가공업체다. 주로 반도체 및 LCD 제조장비에 사용되는 소모성 부품을 만들어 AUO UMC 등 해외업체와 삼성전자 하이닉스 LG필립스LCD 등에 납품한다. 수입 의존도와 부가가치가 높은 알루미나 분야에선 국내시장 점유율 1위이다.
그러나 파인 세라믹은 첨단 제조분야에 널리 쓰이는 신소재인 만큼, 제조기술을 익히기가 쉽지 않았다. 1990년 에스엔티를 설립한 이재홍(49) 사장은 초창기만 해도 원료가 되는 세라믹 소재를 전량 수입, 부품으로 가공해 팔았다. 세라믹 소재를 직접 만들어야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지만, 워낙 고도의 기술이어서 자체 인력만으로 개발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일본 세라믹 업체에서 정년 퇴직한 기술자들을 스카우트, 고문으로 임명하고 그들의 노하우를 전수 받아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95년부터 본격적으로 세라믹 소재를 양산하기 시작했고, 최근엔 세라믹 생산과 가공매출 비중이 각각 절반 정도가 됐다. 앞으로 생산부문 비중을 8대 2 정도로 높이는 게 목표다.
에스엔티 주가는 최근 2년 동안 2,000~3,000원대에서 움직여 다소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매출 성장이 꾸준히 이루어졌지만, 설비투자 부담으로 영업이익은 크게 늘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지난해 부가가치가 높은 탄화규소(SiC) 세라믹 양산설비를 세계 4번째로 완성, 올해 7월부터 납품을 시작했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 사장은 “설비투자가 어느 정도 완료돼 본격적인 성장을 앞두고 있는 만큼, 기업설명회(IR)도 적극적으로 열 예정”이라며 “내년쯤이면 저평가된 주가도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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