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의 현역 배우들과 신예ㆍ중견 연기자들이 연극의 영원한 화두 ‘햄릿’에 도전한다. 극단 신협의 ‘블랙 햄릿’.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을 24시간 동안 일어난 사건으로 압축, 긴장의 촉수를 객석에 들이댄다.
1601년 기막힌 운명에 갇힌 청년 햄릿을 21세기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역점을 두는 이번 작품은, 삼촌을 아버지로 불러야 하는 햄릿의 어두운 내면을 형상화하는 쪽으로 중심점을 옮겼다. 원작에서 결정적 계기로 작용하는 유령이란 존재에 대해 보다 사실적으로 접근하려는 의도. 갈등은 더욱 첨예하게 되고, 객석의 재미는 배가된다.
친형을 죽이고 사랑하는 여인을 쟁탈한 왕, 복수로 불타는 햄릿 간의 음모와 심리전이 주축이다. 호레이쇼가 햄릿가의 몰락을 부르는 장본인으로 말미에 부각되는 상황은 이번 ‘햄릿’의 또 다른 특색.
전쟁 중이던 1951년 초연 당시 이 극단의 ‘햄릿’ 무대를 빛냈던 황정순 장민호 최은희 등이 극중극 장면에서 번갈아 출연, 공연의 의미를 더한다. 신파조로 재창조된 극중극 장면에서 원로들의 농익은 연기는 못 보던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1998년 신인 연기자상을 탄 이명호가 햄릿을 연기하는 것을 비롯, 오필리어 역에 가수 출신의 이혜진, 레어티즈에 ‘난타’의 김강일, 호레이쇼에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서범석 등 젊은 배우들이 벌일 연기 대결이 기대된다. 서희승 서상원 등 국립극단 단원도 동참한다.
강병헌 각색, 전세권 연출. 27일~9월 16일 충무아트홀 소극장 화~목 오후 7시 30분, 금ㆍ토 4시 30분 7시 30분, 일 3시 6시 1588-7890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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