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대로 내년 독일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를 수 있을까. ‘대~한 민국’을 외치는 6만 여 축구팬들의 뜨거운 성원에도 불구하고 본프레레 감독은 끝내 확실한 희망을 보여주지 못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A조 마지막 경기에서 0-1로 분패했다.
하지만 한국은 3승1무2패로 사우디(4승2무)에 이어 조2위로 본선에 진출, 6회 연속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게 됐다. 또한 지난해 7월 한국대표팀사령탑을 맡은 본프레레 감독은 부임 이후 11승8무6패(통일축구 포함)를 기록하게 됐다.
승패보다 최근의 부진으로 본프레레 감독의 재신임을 묻는 성격이 강했던 이날 경기에서 본프레레호가 사우디의 돌풍에 침몰함에 따라 ‘경질해야 한다’는 여론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게 됐다. 더욱이 해외파까지 동원해 쾌승으로 본선 진출을 자축하려 했지만 홈에서 답답한 경기로 시종 끌려 다니다 패하는 바람에 6회 연속 본선 진출의 위업마저 빛이 바라게 됐다.
해외파가 가세한 탓인지 이날 본프레레호의 공격력은 활기차 보였다. 짧은 2대1 패스에 의한 문전 침투와 좌우 측면 돌파, 미드필드에서의 장악력은 이전 경기에 비해 한층 나아 보였다.
하지만 골로 연결하는 마지막 패스가 정밀하지 못해 전ㆍ후반 90분 내내 소나기 슛을 퍼붓고도 한 골도 뽑아내지 못한 답답한 골결정력은 여전했고, 손발이 맞지 않거나 패스 미스로 위기를 맞는 상황도 개선되지 않았다.
박주영 안정환 차두리를 최전방 스리톱으로 내세운 본프레레호는 경기초반 사우디에 실점하고 말았다. 전반 3분 상대 코너킥을 우리측 수비가 걷어냈으나 다시 문전으로 크로스가 올라왔고 이를 알 안바르가 솟구치면서 헤딩슛, 선취골을 신고했다.
허를 찔린 본프레레호는 총반격에 나섰다. 전반 7분 박주영이 사우디 진영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백지훈이 머리로 절묘하게 방향을 틀었으나 골키퍼의 손에 걸렸고, 19분에는 안정환이 아크 중앙에서 때린 강슛이 골포스트를 살짝 넘어갔다. 이후에도 한국은 김진규 박주영 안정환 등이 골문을 두드렸으나 결정적인 한방이 아쉬웠고, 간혹 패스 미스로 위험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의 파상공세는 이어졌다. 안정환 차두리가 날카로운 슛을 퍼부었으나 무위에 그쳤다. 본프레레 감독은 차두리 백지훈 대신 정경호 김정우를 잇따라 투입,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29분 김동진이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 당해 10명이 싸우면서도 줄기차게 밀어붙였지만 기다리던 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 日, 이란 꺾고 조 1위… 본선 조추첨 12월9일
한편 일본은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열린 B조 최종전에서 이란을 2-1로 꺾고 조 1위로 최종예선을 마쳤다.
일본은 전반 28분 가지 아키라가 선제골을 뽑은 데 이어 후반 20분 최종예선의 영웅 오구로 마사시가 추가골을 뽑아 3분 뒤 베테랑 알리 다에이가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한 이란을 제압했다.
테헤란에서의 원정 패배를 설욕한 일본은 5승1패(승점 15)로 이란(4승1무1패ㆍ승점 13)을 따돌렸다. 2006독일월드컵 본선 조추첨은 12월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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