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중ㆍ러 군사 합동 군사훈련이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반정부 활동이나 과격세력에 의한 대규모 테러가 발생할 경우, 또 상륙작전이 포함된 것으로 보아 대만과 한반도 등에서의 유사사태를 염두에 둔 다목적 훈련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닛케이(日經) 신문은 17일 자위대의 고위간부를 인용해 "한반도 유사시 중국과 러시아군이 한미연합군에 앞서 북한을 제압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가 이번 훈련에서 검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과 러시아에게 북한은 완충지대이기 때문에 북한 체제가 붕괴될 경우 한국과 미국의 북진을 저지, 북한에 통제 가능한 새정권을 수립할 시간을 벌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노 요시노리(大野功統) 방위청 장관은 이번 훈련에 대해 "지금은 아니지만 서서히 일본 주변의 안전보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해 일본 정부의 깊은 경계심을 표출했다.
미국은 중ㆍ러의 합동 군사훈련을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은 17일 진주만에 정박중인 해군 소속 핵잠수함 산타페와 SSN763을 서태평양으로 이동시키는 등 대응 정찰에 들어갔으며, 정찰 위성과 정찰기를 통한 정보수집에 돌입했다. 첩보전이 시작된 것이다. 미 국무부 숀 매코맥 대변인은 “중ㆍ러 정부로부터 훈련에 대한 통보를 받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훈련이 미국과 중ㆍ러가 공유하는 역내 안정이라는 공통의 목적을 고려한 것이길 바란다”면서도 “향후 태평양 안보에 미칠 영향과 잠재적 파장에 대해 주목한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특히 미국은 이번 훈련이 탈냉전 이후 소원했던 두 강대국의 첫 합동 군사훈련이라는 점에 주목, 일본과 함께 향후 동ㆍ중부 아시아 지역 주도권을 둘러싸고 벌어질 중ㆍ러와의 각축전에 대비하고 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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