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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총영사 된 백범손자 김양씨/ "조국의 뿌리와 4대째 인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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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총영사 된 백범손자 김양씨/ "조국의 뿌리와 4대째 인연이죠"

입력
2005.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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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白凡) 김 구(金 九) 선생의 손자가 임시정부의 독립운동 무대였던 중국 상하이(上海) 총영사로 부임한다.

정부는 17일 광복 6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독립운동의 총본산 상하이 주재 총영사로 김 양(金 揚ㆍ52)씨를 임명했다. 임명 직후 김 양씨는 “제가 상하이로 가면 할아버지가 임시정부의 문지기가 되기로 하고 상하이로 건너가신 이래 4대가 내리 상하이 땅을 밟게 됩니다”라며 “저 자신과 국가의 뿌리가 있는 상하이에서 일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김 총영사는 백범의 차남 김 신 백범기념사업회장(전 공군참모총장, 교통부 장관)의 차남. 백범이 1919년 임시정부에서 독립운동을 시작한 이후 백범의 모친 곽낙원 여사가 상하이에서 지냈고, 김 신 장군 부부가 상하이에서 나서 자란 사실을 고려하면 김 총영사로서는 4대째 상하이와 인연을 맺는 셈이다.

전문경영인인 김씨가 총영사로 발탁된 배경에는 백범의 손자라는 상징성이 크게 작용했다. 청와대 측이 발탁을 주도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그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었다. 어린 시절 10년간 대만에서 살았고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국제정치를 전공해 중국어와 영어에 능통하다. 또 시티은행 서울지점, 프랑스 국영 우주항공사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대한 높은 이해도 기대할 수 있다.

김 총영사는 “현지에 진출한 교민과 기업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특히 현지 우리 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제3국 기업들의 경쟁력과 노하우를 우리 기업에 전해주는 데 심혈을 기울일 생각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주변 재개발 문제에 대해서는 “상하이시 당국이 임정 청사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원칙 하에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 측이 어떻게 개발할지 여부는 유동적이어서 부임 후 대책을 세울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코스닥 등록기업인 ETB네트워크의 대표이사 자리는 전날 사퇴했다. 9월 초 부임하는 김 총영사는 “대학생인 애들도 방학 때가 되면 상하이로 불러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할 생각입니다. 그리 되면 5대째 상하이와 인연을 맺게 되네요”라며 웃었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사진 최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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