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731부대의 만행을 고발하는 뉴스 프로그램에서 중국에서 제작된 영화장면을 일본군 731부대가 자체 촬영한 생체실험 장면이라고 보도해 물의를 빚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는 15일 “러시아 군사영상보관소에 있던 731부대의 생체실험 자체 촬영화면을 입수했다”면서 얼음을 가득 채운 방 안에서 동상 실험을 하는 장면, 산 사람의 몸에서 장기를 적출해 포르말린 용기에 담는 모습 등을 방송했다.
그러나 동상 실험과 장기 적출 장면은 1988년 중국에서 제작된 영화 ‘흑태양 731’의 영상으로 확인됐다. 이 영화는 1990년 ‘마루타’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도 개봉됐다. 이밖에 페스트균을 인체에 주입하는 장면도 실제 731부대 필름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방송 직후 인터넷 게시판에는 ‘영화를 흑백 처리해 놓고 실제 동영상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는 등 시청자들의 항의 글이 빗발쳤으며, MBC는 영화 동영상을 구해 화면을 대조한 뒤 16일 밤 ‘뉴스데스크’에서 앵커 멘트로 사과문을 내보냈다.
MBC 보도국과 기사를 보도한 안동MBC 정모 기자는 “러시아인 취재원의 말만 믿고 영상의 진위 여부와 출처 등에 대해 미처 확인 작업을 거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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