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16일 입원 중인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병 문안을 온 8ㆍ15 민족대축전 북측 당국 대표단장인 김기남 노동당 비서의 방북요청을 받고 “좋은 시기에 연락하고 가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5면
김 전 대통령이 방북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의 또 하나의 전환점이 마련될 지 주목된다. 방북 시기와 방식은 정부와 협의한 뒤 통일부를 통해 북측에 전달키로 했는데 김 전 대통령의 건강이 회복될 경우 이르면 9월 중 방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비서는 이날 오후 정동영 통일부 장관, 임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북측 민간대표단장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과 함께 김 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일) 장군님께서 (김 전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십니다”라며 “나으시면 북에 한 번 오시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거듭된 초청에 감사 드린다”며 “좋은 시기에 연락하고 가겠다”고 답했다고 최경환 비서관이 밝혔다.
앞서 김 비서 등 북측 당국 및 민간대표단 50명은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를 방문, 김원기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김 의장은 “획기적 남북관계 발전에 장애가 되는 국제정세를 완화하고 정리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남북 국회회담을 제안했다.
14일 개막한 8ㆍ15 민족대축전은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폐막식과 여자축구경기를 갖고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 비서 등 북측 당국 대표단은 이어 경북 경주시로 이동, 문화 유적을 참관했다. 김 비서 일행은 17일 오전 11시30분 청와대를 방문,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하고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북측 대표단은 17일 오후 고려항공 전세기를 이용해 평양으로 돌아간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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