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협회(회장 정연주)는 자체 채널을 통해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불법 재전송해온 5개 케이블TV방송국(SO)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각각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고발된 업체는 ㈜CJ케이블넷양천방송, HCN(현대백화점) 계열의 ㈜서초케이블TV방송과 ㈜DCC(동작), CMB 계열의 ㈜한강케이블TV(영등포), ㈜큐릭스종로ㆍ중구방송으로, 모두 서울 지역에 있는 복수SO(MSO) 계열사다.
방송협회는 그 동안 SO측에 공식, 비공식으로 여러 차례 불법 재전송 중단을 요구해왔으나 법적 조치를 취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번 조치는 지상파와 케이블TV 업계가 방송계 각종 현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SO들은 지역정보 제공 등을 명목으로 2~3개 자체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나 상당수가 드라마 오락 등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을 무단 방송, 지역광고 유치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손계성 방송협회 기획조사팀 부장은 “형편이 어려워 ‘도둑 전기’를 끌어다 쓰는 것은 눈감아주는 게 우리네 인심이지만 그걸 갖고 돈벌이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6월 불법 재전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통보하고 7월 말까지 시한을 늦춰줬는데도 시정되지 않아 1차로 가입자가 많은 서울지역 MSO 계열사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된 한 업체 관계자는 “불법임을 인정하지만 시청자, 광고주와의 관계 때문에 당장 내릴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측도 “일부 업체가 저작권료 지불 의사를 밝혔는데도 방송협회가 무조건 방송 중단을 요구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방송협회는 조만간 전국 SO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여 적발된 모든 업체에 대해 민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대규모 소송 사태를 예고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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