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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풍운아 조성민 데뷔전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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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풍운아 조성민 데뷔전 승리

입력
2005.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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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2개월. 팔꿈치 수술과 사업실패, 이혼 등 숱한 질곡에 휘말리면서 야구인생에서 퇴출됐던 ‘풍운아’ 조성민(32ㆍ한화)이 다시 마운드에 서서 기적 같은 승리를 얻기까지 걸린 머나먼 여정의 시간이다.

15일 수원에서 열린 한화와 현대와의 시즌 18차전. 3-5로 뒤진 7회말 수비에서 3번째 투수 윤근영이 첫 타자인 서튼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김인식 한화 감독은 이름 석자를 크게 외쳤다. 지난 5월5일 한화와 깜짝 입단 계약을 한 뒤 이날 103일 만에 1군 엔트리를 전격 통보받은 조성민이었다. 최고 투수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아마추어 시절 고집했던 등번호 1번 대신 막판이라는 심정에 99번을 단 조성민이 “국내 무대에서 공 1개라도 던지면 여한이 없겠다”는 소원을 푸는 순간이었다.

무사 1루의 위기를 공 10개로 간단히 요리한 조성민에게는 8회초 팀 타선이 홈런 1개를 포함해 3안타로 3득점, 경기를 6-5로 뒤집는 행운까지 찾아 들었다. 승리투수의 기대감에 욕심이 들어간 조성민은 8회말 볼넷 1개와 몸에 맞는 볼 2개로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 투수들이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한국 프로야구 첫 데뷔전을 구원승(7-5승)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조성민이 승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일본 진출 마지막 해인 2002년 5월30일 야쿠르트 전에서 구원승을 따낸 이후 처음이다. 국내 구단으로부터 끝내 외면을 당한 뒤 한때 방송해설가로도 변신을 시도하다 ‘재활용 공장장’인 김인식 감독의 그늘 아래 새로운 야구 인생을 활짝 펼치게 된 조성민. 그는 경기가 끝난 뒤 “내일이나 모레에도 마운드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두산은 잠실에서 9회말 나주환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SK를 4-3으로 물리치면서 2연승, 공동 2위에 복귀했다. 기아는 광주경기에서 김상훈의 역전 그랜드슬램을 앞세워 LG를 6연패의 수렁으로 밀어넣었다. 김상훈은 37번째 만루홈런으로 시즌 최다 만루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김병주 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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