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15일 과거 38년간 점령해온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철수작업에 돌입했다. 군은 현지 정착민들에게 17일 0시를 자진철수 시한으로 포고했으며, 이후부터 강제철수 작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분쟁의 역사적 전환점으로 기록될 이번 철수는 가자지구 21개 모든 이스라엘 정착촌과 요르단강 서안 북부 4곳만을 대상으로 9월말까지 4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하지만 강제철수에 앞서 이날 가자지구 내 3개 정착촌에 군이 투입되면서 철수에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충돌이 속출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가자지구 구시 카티프의 최대 유대인 정착촌인 네베 데칼림 주민들은 이날 마을 출입구에서 정부의 강제철거 조치에 항의하며 군 트럭들을 파괴하고 타이어에 불을 질렀다. 단 할루츠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5,000여명의 극우주의자들이 구시 카티프 정착촌에 잠입해 주민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유대인 정착촌 크파르 다롬에서는 14일 주민들이 총기를 발사해 6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스라엘 군은 팔레스타인인 1명이 부상하고 이스라엘 군인 5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한편 정착촌 철수를 이끈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철수에 반발하는 내부 극우파들을 달래면서 동시에 팔레스타인 측으로부터는 서안지역 정착촌도 모두 철수하라는 요구에 직면할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이번 철수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공존을 모색하는 발판이 될지, 아니면 나머지 모든 정착촌의 철거를 요구하는 팔레스타인과 이를 거부하는 이스라엘 간에 더 격화된 싸움으로 발전하는 구실이 될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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