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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세계 한민족 포럼/ 하나된 한국과 글로벌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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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세계 한민족 포럼/ 하나된 한국과 글로벌 한국

입력
2005.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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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한민족재단(상임의장 이창주)이 주최하고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제6회 세계한민족포럼이 13일 미국 뉴욕의 밀레니엄 UN 플라자 호텔에서 개막해 ‘하나된 한국과 글로벌 한국’을 주제로 이틀간의 열띤 토론에 들어갔다.

이번 포럼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60주년을 맞아 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동북아에서 한반도의 생존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번영이나 발전보다는 생존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주변정세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엄중했다.

남북관계 한미관계 국제관계 통일 유엔 차세대 역할 등 9개 분야별로 진행된 포럼에는 법륜 스님, 최창섭 서강대 부총장과 정의용ㆍ임태희 의원,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일본 게이오대 교수, 케네스 퀴노네스 전 미 국무부 대북 담당관 등 11개국 100여명의 전문가, 학자, NGO 대표 등이 참석했다.

뉴욕=김승일 특파원 ksi8101@hk.co.kr

■ 아난 총장 축하 메시지/ "한반도 갈등종식 새출발의 場으로"

한반도의 안정과 번영, 민주주의와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뉴욕을 찾은, 2005년 세계한민족포럼 참석자 모두에게 인사를 전하게 돼 기쁩니다.

오늘날처럼 국제 외교가 중요한 시기에는 시민 사회의 역할이 필수적입니다. 여러분들의 목소리와 논의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루고 갈등을 종식하려는 노력에 신뢰와 신념, 선의와 보다 나은 이해를 쌓도록 할 것입니다.

유엔은 창설 60주년을 맞아 우리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회원국들과 세계인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탈바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한달 후 열리는 2005년 세계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개혁과 변화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입니다.

유엔은 한반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고무적인 흐름들을 증진하고 동북 아시아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6자 회담의 남은 장애를 극복하고, 남북간 대화와 국제적 협력을 통해 긍정적인 계기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번 포럼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보다 담대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당부합니다. 우리가 창의성과 비전과 용기를 가질 때 한반도는 지속적인 평화와 밝은 미래를 가질 수 있습니다.

■ 퀴노네스 전 국무부 대북 담당관/ "北-美 첫 직접협상 4차 6자회담의 성과"

4차 6자 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가져올 중요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지만 미국이 처음으로 북한과 직접 협상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다음으로 는 북한이 핵확산금지협약(NPT)에 복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사를 확인하면서 협상 의지를 보였다는 점이다.

세번째는 북한이 그들의 제안을 협상테이블에 올려 놓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이제는 워싱턴 정부가 결정할 때이다.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한 데는 한국과 중국의 역할이 컸다. 한국과 중국은 원활한 정책 조율을 통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높일 수 있었다.

이번 회담은 여러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그렇다고 북한 핵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미국은 이라크 상황 때문에 북한 핵 문제를 관리하는 측면이 크다. 그러나 부시 정부가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주장까지 받아들일 전략적 결단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ㆍ태 담당 차관보가 회담 중에 북한이 완전히 NPT 체제에 복귀하고 국제 사찰을 수용하면 평화적 핵 활동을 보장할 수 있다고 운을 뗐지만 사실 그것은 그의 실수였다. 부시 정부의 핵심 그룹은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이 한국의 전력제공 제의를 수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전력 공급의 키를 한국에 맡기기 보다는 자체 전력 시설을 원하고 있다. 북한이 경수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점들은 북한 핵 문제가 조기에 타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 임혁백 고려대 정외과 교수/ "韓美동맹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2003년 50주년을 넘긴 한미 동맹이 최근 들어 피로 증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한미동맹은 보다 강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한.미는 북한을 포용하는 것이 양국 이익에 부합하고 한미동맹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 핵 문제를 핵확산 방지라는 좁은 틀에서 접근할 게 아니라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력한 검증을 전제로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인정함으로써 북한 핵 문제를 종결지어야 한다.

그 뒤 미북 관계 정상화를 거쳐 북한에 대한 대규모 '마샬플랜'을 주도하게 되면 북한은 미국이 주도하는 동북아 질서에 편입하게 된다.이는 대 중국 포위망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맞아 떨어진다.

둘째,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된 뒤 한반도의 냉전체제 해체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주한미군은 남북한 평화협정 이행을 보장하고 감시하는 역할, 더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균형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군과 미군의 작전권이 분리돼야 한다. 한국군의 작전 통제권을 환수하는 것이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필수적이다.

셋째, 통일 후 한반도의 평화를 관리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주도하는 동맹이 돼야 한다. 한반도가 강대국간 역학 충돌의 교차지가 아니라, 대륙국가와 해양국가 사이의 안정을 매개로 평화의 중추가 될 수 있는 전략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ㆍ태 지역 다자간 안보공동체의 성장을 위해서도 한미동맹과 주한 미군의 역할을 활용할 수 있다. 미국이 동아시아 국가들과 맺고 있는 양자동맹은 동아시아 다자주의 안보공동체와 양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느슨한 다자간 안보공동체를 묶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 허문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北 생존-美 패권전략이 北核문제 본질"

북한 핵 문제는 북한의 생존전략과 미국의 패권전략의 충돌에서 야기된 것이다.

1990년대 남북고위급 회담이 진행되고 있었고 북일간에는 수교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1992년 들어 다 무산됐다. 미국이 북한이 핵 무기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것에 대한 해결 없이는 일본과 한국이 북한과 관계개선을 해서는 안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2002년 남북정상회담이후 남북 관계가 좋아지고 일본도 북한과 수교를 하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났지만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ㆍ태 담당 차관보가 방북해 농축우라늄 문제를 제기하면서 동아시아 질서 재편이 다 무너지고 말았다.

미국의 세계전략은 21세기에 어떻게 패권을 유지하느냐에 모아진다. 그렇게 하려면 유라시아에 단일 패권 국가가 나오지 못하게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유럽 중동 동아시아 지역을 붙들고 있어야 한다. 동아시아의 경우 미일, 한미 두개의 동맹이 있는데 한미 동맹의 경우 냉전시대 소련의 남진을 막으려는 미국의 이익과 북한의 남침을 막으려는 한국의 이익이 맞물려서 만들어졌다.

1990년대 중반 소련이 무너지면서 한 축이 떨어졌고 남북관계 개선마저 되면 또 다른 축이 무너지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런 점에서 북한 핵 문제는 북한의 생존 전략과 미국의 패권 전략의 충돌이라고 할 수 있다.

■ 오코노기 게이오대 법학부 학장/ "6자회담 지연되면 北核 위험성 커져"

냉전 종결 후 일본의 대북정책은 두개의 악몽 사이를 시계추처럼 왔다갔다했다. 북한의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이 북한을 선제 공격하는 것이 그 첫번째 악몽이다. 1994년 핵 위기 때와는 달리 북한은 일본을 표적으로 약 200기의 노동 미사일을 배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반대로 두 번째 악몽은 미국 정부가 일본과 상의 없이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평양방문은 미일동맹의 기조 위에서 대미 협조와 자주를 교묘히 혼합하려는 독자적인 지역 이니셔티브였다. 하지만 북한의 우라늄 농축 계획이 발각되는 등에 따라 일본의 이니셔티브는 좌절하고 말았다.

일본으로서는 두개의 악몽뿐 아니라, 북한 핵 문제 해결의 교착 국면이 오래 지속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및 미사일 개발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6자 회담의 전망에 대해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미.북 양측이 완전한 타결을 이루기 보다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부분적인 합의라도 해 두는 게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북한의 핵 개발은 생존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북한의 독특한 독재 체제를 전복하는 것도, 그것을 장기간에 보존하는 것도 아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협력을 얻어 경제개방과 개혁의 길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 즉 단계적 체제이행을 이루도록 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다.

경제개혁이 진전되면서 북한은 정치적 불안정 즉 체제 불안을 경험할 수 있다. 체제 불안이 언제 어떤 형태로 정치체제의 붕괴로 이어질 것인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각 단계마다 제공되는 한국과 주변국의 정치 경제적 협력이 남북한의 평화공존 기간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갑작스런 체제 붕괴를 포함해 조급한 남북 통일은 오히려 큰 희생을 수반하게 될 것임을 말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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