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평화 통일을 위한 8ㆍ15민족대축전’(8ㆍ15 민족대축전)이 14일 오후 5시50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막을 올렸다.
개막식에 앞서 오후 5시10분께 165명의 북측 대표단을 포함한 750여명의 남ㆍ북ㆍ해외 대표단은 상암경기장 서문 700m 앞쪽 강변 북로에 모여 경기장으로 행진했다. 경기장 입구 좌우 도로변에는 통일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와 시민 등 3,000여명이 나와 “우리는 하나다” “조국 통일 만세” 등이 적힌 깃발을 흔들며 대표단을 환영했다. 한 때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 6~7명이 경기장 동문 입구에서 한반도기 대신 태극기를 나눠줘 긴장감이 돌기도 했으나 우려됐던 ‘보ㆍ혁 충돌’은 없었다.
개막식은 대표단이 한복으로 한껏 멋을 낸 남북 미녀 기수단을 선두로 경기장에 입장한 오후 5시50분부터 성화 점화, 개막사, 남ㆍ북ㆍ해외 대표단의 축하연설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각각 채화된 성화는 오후 6시 정각에 경기장 한 쪽에 마련된 성화대에서 합화(合火)되면서 민족대축전의 개막을 알렸다.
백낙청 남측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개막사에서 “남ㆍ북ㆍ해외 동포가 함께 외치는 자주 평화 통일의 함성이 이곳 상암경기장에서 반도 전역으로, 전세계로 울려 퍼지게 하자”고 말했다. 이어 북측 대표단장인 김기남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해외측 준비위원회 문동환 공동위원장,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축하연설이 진행됐다.
경기장 진입로 상공에는 ‘ONE KOREA’라고 적힌 2개의 대형 기구가 떠다녔고 북측 대표단 맞은편에 앉은 815명의 시민으로 구성된 ‘815합창단’ 머리 위에는 ‘통일은 됐어!’라고 쓰인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분위기를 돋웠다.
개막식에 이어 오후 7시부터 남북 통일축구 남자팀 경기가 열렸다. 6만여명의 관중은 박자에 맞춰 “통일 조국”을 외치며 파도타기 응원을 하는 등 남북 화합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승패와 상관없이 관중들은 남북 모두에게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보냈고, 경기가 끝난 뒤 남북 선수들은 한반도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면서 우애를 과시했다. 채향순 무용단의 대고(大鼓) 축하 공연과 불꽃놀이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측 대표단은 경기가 끝난 오후 10시께 준비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박상진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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