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대사면 단행…평양시내 조명
북한의 ‘조국 광복 60돌’ 행사는 민족대단결과 반일(反日), 그리고 김일성 주석의 투쟁경력 찬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북한 당국은 특히 광복과 당 창건(10월10일) 60주년을 맞물려 경축하며 대사면을 단행하는 등 정치 열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조국 광복 및 당 창건 60주년을 맞아 내달 1일 대사면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정령을 11일 채택했다. 고(故) 김일성 주석 90회 생일인 2002년 4월 ‘노동교화형’ 대상자들에 대해 대사면을 실시한 지 3년 여 만이다.
15일부터는 2002년4~8월 공연했던 대규모 집단체조 ‘아리랑’을 다시 공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조선미술박물관의 국가미술전람회 등 다양한 광복 60주년 기념 문화행사도 잇따르고 있다.
13, 14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는 ‘조선의 통일과 평화를 위한 국제연락위원회’ ‘세계 인민들과 연대성 조선위원회’ 등 세계 친북ㆍ반미 단체들의 공동 주최로 ‘조선의 자주적 평화통일지지 세계대회’가 개최됐다.
평양 시내에도 이채로운 조명과 조형 장식물이 새롭게 설치돼 경축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조선중앙방송은 14일 보도했다. 평양체육관과 빙상경기장은 광복 60주년을 경축하는 대형 네온으로 꾸몄고, 김일성경기장 개선영화관 개선문이 위치한 개선문 지구에는 점멸하는 전구를 이용해 불꽃놀이를 형상화한 축포 조명이 인도를 따라 설치됐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 中, 곳곳 항일행사 "하나의 중국"
종전 60주년을 맞은 중국은‘잊지 말자 산하에 흘린 피’(勿忘 山河 泣血) '피눈물로 고발한다'(泣血控訴)등 구호 속에 반일(反日) 분위기로 전 대륙이 뜨거울 지경이다.
중국은 일본이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을 한 15일이 아니라, 대륙에서 완전히 축출된 9월3일을 ‘항일전쟁 승전 60주년 기념일’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들을 추진하고 있다.
국영 CCTV를 비롯 60여개가 넘는 TV 채널은 어디를 돌리나 항일관련 프로이고, 전국 각지에서는 전쟁 당시를 기리는 모의전쟁, 전쟁 영웅 선정, 합창대회, 논문 발표회 등이 벌어지고 있다.
특기할 만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티엔안먼(天安門) 국가박물관에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가 펄럭이고 있다는 점. 항일 전쟁을 교훈 삼아 ‘하나의 중국’으로 단결을 촉구하는 등 통일운동으로 승화시키려는 정치적 메시지가 읽힌다.
중국 정부는 또 항일 영웅 40여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한국인으로 7세에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군 장성까지 역임하면서 70여 차례나 항일전에 참여한 김형석(金亨石 94)옹을 선정했다.
베이징(北京) 13일 차오양(朝陽)공원에서 1만여명의 합창단이 ‘들어라 황허(黃河)의 분노를’을 외쳤고 국가박물관은 지난 10일부터 600여편의 기록사진과 753점의 문물 및 사료 등을 모아 난징(南京)대학살 기념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에 앞서 인민혁명군사박물관에선 대만군단 부사령 치치썬(齊其森) 중장 등 대만 참관단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과 대만 현ㆍ예비역 장성 서화전이 열렸다.
베이징=송대수 특파원 dssong@hk.co.kr
■ 日 '패전국 탈피' 시도 정국혼란?
일본은 종전 60주년 기념일을 ‘전후(戰後) 일본’에서 ‘전후’자를 떼어내는 계기로 삼겠다는 자세다. 패전국에서 보통국가로 전환하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겠다는 것이다. 역사논란과 개헌문제도 결국 보통국가화가 초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돌출한 ‘우정해산-총선’ 정국은 일본 열도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오랫동안 차분히 준비해왔던 종전 60년은 결국 정국 혼란에 묻혀 가라앉고 있다. 주변국의 기대도 사라진 분위기이다.
당당하게 역사교과서를 왜곡하고, 총리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는 등 최근 일본이 자행하고 있는 반역사적 행태에 이미 질려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대대적인 특집을 진행해 온 일본 언론들의 의욕도 최근 정국에 가려 활기를 잃고 있는 것 같다.
이 와중에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경제산업성 장관은 14일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했다. 고이즈미의 관료가 종전일을 전후해 야스쿠니를 참배한 것은 나카가와 장관이 처음이다.
또 정계 은퇴를 강요받고 있는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도 이날 야스쿠니를 참배했으며, 오쓰지 히대히사 후생성 장관과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환경성 장관은 15일 당일 참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도 14일 도쿄(東京) 기타노마루 공원 내 일본 부도칸(武道館)은 매년 정부가 주최하는 ‘전국전몰자추도식’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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