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재일동포 성우 박로미씨 방한/ "한국이름 버릴수 없어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재일동포 성우 박로미씨 방한/ "한국이름 버릴수 없어요"

입력
2005.08.12 00:00
0 0

“한국에 저를 아는 사람이, 저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 정말 몰랐어요.”

일본 애니메이션 성우로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재일동포 성우 박로미(33)씨가 자신이 목소리 연기를 한 신작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의 국내 DVD 출시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2000년 일본에서 성우로 데뷔해 일본 애니메이션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건담’ 시리즈를 비롯, ‘브레인 파워드’ ‘샤먼킹’ 등 인기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의 목소리 연기를 해 왔다.

일본에서 나고 활동하면서도 박로미라는 한국 이름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으로 데뷔 때부터 관심을 모은 데다 빼어난 미모까지 더해져 한국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저 같은 재일동포 3세면 대부분이 두 개의 이름을 가지고 살아요. 하지만 아버지가 너무 완강하게 고집하셔서 저는 사회활동을 하면서도 한국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로미’는 한일 어디서도 거부감 없는 이름으로 아버지가 고심 끝에 정한 거에요.”

애니메이션 강국인 일본에서 인기 캐릭터의 목소리 연기를 하는 성우는 대단한 인기인이다. 극단 엔(円) 등에서 활동한 연극배우 출신의 박씨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주로 소년 주인공의 목소리 연기를 해왔다. “한-일 공동제작 애니메이션인 ‘신암행어사’의 목소리 연기를 하면서 한국 애니메이션을 처음 봤어요. 그림은 예뻐요. 그런데 그 밖의 부분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아요”

한국의 대학에 진학하려던 꿈을 이루지 못하자 그는 1992년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 6개월 동안 다니며 한글을 익혔다. “벌써 13년 전이라 기억이 흐릿하지만, 단 하나 선명한 건 그 때 처음 경험한 최루탄 가스”라고 그는 아직도 그런지 궁금해 했다.

한국 드라마 ‘여름향기’를 즐겨봤고 가수 신승훈을 너무 좋아해 가라오케만 가면 ‘보이지 않는 사랑’을 부른단다.

영화 ‘서편제’를 본 후 한국의 판소리가 무작정 좋아졌고 한국 전통춤 공연 관람을 즐긴다. 하지만 그는 “피는 한국인지만 태어나고 자란 게 일본이라서 지금껏 한국인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한 채 살아왔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역할을 맡고 싶어요. 비록 언어는 다르지만 저의 목소리가 한국 팬들의 마음도 움직였으면 좋겠습니다.”

글=최지향기자 misty@hk.co.kr

사진=왕태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