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과천 청사에는 ‘재실등(在室燈)’이라는 것이 있다. 장ㆍ차관이 사무실에 있으면 등이 켜지고, 없으면 등이 꺼진다. 이 재실등의 존재를 둘러싸고 오래 전부터 논란이 있었는데, 최근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정반대로 가고 있어 화제다. 재경부는 등 하나를 추가로 설치한 반면, 기획예산처는 있던 등을 모두 없앴다.
재경부는 최근 복수차관제 도입으로 차관 1명이 새로 늘어나자 ‘제2차관용’ 재실등을 각 국ㆍ실에 하나씩 더 설치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부총리와 박병원 차관 용으로 각 국마다 두개씩 설치돼 있던 등에 전구를 하나씩 더 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획처는 최근 장ㆍ차관 재실등을 모두 없앴다. 기획처 관계자는 “재실등은 장ㆍ차관이 사무실에 있는 시간에 맞춰 결재를 가거나 장관의 근무 패턴을 보아가며 간부들의 업무 일정을 맞추려는 데 있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들어 국장 등 중간 간부의 전결 비중이 커짐에 따라 재실등의 존재 이유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경제부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정부 부처는 결재 등의 편의를 위해 장ㆍ차관 재실등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