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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화려…기품…이것이 조선왕실의 생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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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화려…기품…이것이 조선왕실의 생활상

입력
2005.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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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가의 삶을 한눈에 보여주는 박물관이 처음으로 문을 연다. 광복 60주년을 맞는 15일에 맞춰 개관하는 국립고궁박물관이다. 10월28일 용산으로 옮겨가는 국립중앙박물관 자리, 경복궁 경내 광화문 바로 뒤편이다.

고궁박물관은 덕수궁 궁중유물전시관을 확대한 것으로 전시 공간은 3배, 수장 공간은 30배 넓어졌다. 공개된 것도 있지만, 꼭꼭 숨은 채 일반인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던 비장의 유물들이 많다. 소장한 왕실 문화재만 4만여점. 이번에 문을 여는 곳은 전체 3개 층 가운데 1층, 전시품은 700여점이다. 2007년 지상2층, 지하1층으로 박물관 전관이 개관하면 전시 품목도 2,500여점으로 늘어난다.

전시실과 전시작품

모두 5개의 전시 공간을 갖추고 있다. 제1전시실은 왕들의 기록을 담은 곳. 의례용 왕실 도장 어보(御寶), 왕의 공덕을 찬양한 서적 어책(御冊)이 이곳에 있다. 조선 왕실의 족보인 선원록(璿源錄), 왕실 혼례의식 행렬을 표현한 반차도(班次圖) 등을 만날 수 있으며 태조, 영조의 어진(御眞)도 볼 수 있다.

제2전시실은 종묘제례 유물을 모았다. 제사상과 제기, 편경 편종 등 제례 악기가 있다. 코끼리 모양의 술 그릇 등 민간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것들이 많다.

제3전시실은 건축에 대한 공간이다. 옥당(玉堂ㆍ홍문관) 현판, 경운궁(慶雲宮ㆍ덕수궁) 현판, 규장각(奎章閣) 현판 등을 모았다. 공부하는 이의 자세를 보여주는 수직 현판 비선생물입(非先生勿入ㆍ선생이 아니면 들어오지 말라) 견래객불기(見來客不起ㆍ손님이 오는 것 보더라도 일어서지 말라)가 규장각 현판과 나란히 서있다.

제4전시실은 조선시대의 과학을 보여주는 곳. 하늘의 별자리를 옮긴 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天象列次分野之圖刻石ㆍ국보228호)이 눈을 끈다. 세계 최초의 해시계 앙부일구(仰釜日晷)와 측우기를 볼 수 있고 도량형 기구, 의약기기 등도 함께 전시돼 있다. 왕실의 권위와 위엄을 보여주는 검, 철퇴도 전시돼 있다.

제5전시실에서는 왕실의 생활을 보여준다. 화려한 왕실의 복식과 가구, 장신구, 도자기, 생활용품을 전시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연잎 모양 벼루. 연못 속 메기가 금방이라도 헤엄쳐 다닐 듯 입체적이다. 영친왕과 영친왕비가 결혼할 때 입었던 홍룡포(紅龍袍)와 대홍원삼(大紅圓衫)은 붉은 색상과 용 무늬가 화려하고도 섬세하다. 천연염색한 왕실의 옷은, 빛에 매우 민감해 개관 후 열흘만 선보인다. 이후에는 복제품이 대신 전시된다.

관람 정보

서울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에서 내리면 된다. 9월말까지는 무료이다. 개관일인 15일에는 기념식을 가진 뒤 오후4시부터 관람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9시~오후6시, 토ㆍ일요일과 공휴일은 오전9시~오후7시다. 매주 월요일 휴관. (02)3701_7500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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