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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강ㆍ영산강 일제가 이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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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강ㆍ영산강 일제가 이름 붙였다

입력
2005.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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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곡창을 적셔 흐르며, 일제 수탈ㆍ강점기 민족적 한(恨)의 실제 무대이자 상징이었던 ‘만경강ㆍ영산강’이 일제의 행정 편의를 위해 억지로 붙여진 이름임을 아십니까.”

산줄기라는 의미로 별 생각 없이 써 온 ‘산맥(山脈)’이라는 용어도 우리 표현 ‘산경(山徑)’을 지우고 일제가 강요한 것이고, 가수 백년설이 부른 ‘복지만리’(김영수 작사)는 1941년 우리 민족의 만주 이주 정책을 장려하기 위해 일제가 만든 동명의 영화 주제가였다.

그 뿐인가. 흘러간 가요 프로의 간판 노래이며 북한의 금수산소년학생궁전 공연단까지 최근 레퍼토리로 채택한 ‘감격 시대’(강사랑 작사, 남인수 노래)는 승전의 ‘환희’요, 징용ㆍ징병의 ‘청춘’을 노래한 것이었다.

을사늑약 100주년 해방 60주년이 되는 지금도 치욕을 던지는 일제의 잔재는 그 자체의 교묘함과 우리의 무심함으로, 유령처럼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 그 같은 사례를 포함, 광복 60주년 기념 문화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황병기)가 시민 공모를 통해 선정 발표한 45건의 ‘일제 문화 잔재 바로 알고 바로 잡기’ 제안은 대표적인 것들이다. ※관련기사 **면.

그 가운데 가장 은밀하고 집요하게 남아 우리의 관습과 의식에 간여하고 자존심을 자극하는 것은 단연 ‘언어’다.

국가보훈처가 지난 달 4일부터 온라인(www.cyworld.nate.com\lovelovekorea)상에서 벌여온 일본어 청산 캠페인에 네티즌들이 ‘고발’한 내용은 사뭇 송연하다.

‘만땅’(가득), ‘다스’(연필 12자루), ‘땡깡’(투정), ‘오케바리’(좋다), ‘무대포’(막무가내), ‘싹쓰리’(쓸어가다), ‘다데기’(다진 양념) 등이 그것들이다. ‘흥분의 도가니’, ‘새빨간 거짓말’, ‘종지부를 찍다’, ‘눈이 뜨거워지다’, ‘순풍에 돛을 달다’ 등도 일본 관용어를 그대로 옮겨 사용한 예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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