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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진의 IT월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와해성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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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진의 IT월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와해성 기술'

입력
2005.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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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리 경제 상황을 ‘넛 크래커’(Nut-Cracker)에 비유한다. ‘비용의 중국’과 ‘효율의 일본’에 협공을 받아 마치 넛 크래커 속에 낀 호두와 같다는 것이다. 굴뚝산업부터 첨단산업까지 무섭게 추격해 오고 있는 중국과 경제대국 일본 사이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돌파구는 무엇일까?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정보기술(IT)산업에서 기존의 산업지도와 판도를 일시에 바꿀 수 있는 와해성 기술을 포착해야 한다. 현재 우리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액정화면(LCD)이나 반도체 등도 와해성 기술의 대표적 사례다.

국내 IT기업들이 와해성 기술에서 기회를 찾으려면 무엇보다 원천기술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특히 향후 전개될 모바일 컨버전스, 유비쿼터스 환경은 모바일 솔루션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분야의 원천기술이 필수적이다. 다행히 이러한 분야는 상대적으로 기존 기술과 단절적이기 때문에 원천기술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도전할 수 있다. 또한 세계화, 네트워킹, 아웃소싱이라는 시대적 조류를 활용하면 우리 IT기업이 원천 기술은 물론 와해성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 같은 기회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국내 IT기업들은 지속적인 기술 이식에 나서야 한다.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제 아무리 선도기업이라 해도 혼자 힘으로 원천 기술 개발을 완수하기는 어렵다. 필요한 기술이 있다면 벤처기업에 투자하거나 다른 기업을 인수 합병해 기술 이식을 해야 한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등도 지난 5년간 40~60여 개에 이르는 업체들과의 기술투자와 인수합병을 통해 미래기술에 대한 준비를 해왔다. 호두껍질을 남이 깨준 뒤 알맹이가 잘 빠져나와 우리가 가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있겠는가? 국가적인 속도감과 집중력, 그리고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때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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