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룡사 9층 목탑 복원의 참고 자료가 될 금동탑(사진)이 북한 개성고려박물관에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황평우 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1991년 북한에서 발간된 고려박물관 유물도록을 확인한 결과, 목탑 양식의 금동 9층탑을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일종의 모형 탑인 금동 9층탑은 불일사 석탑 내부에 들어 있었으며 높이 37㎝, 기단 길이 13.8㎝에 옥신과 옥개석으로 구성돼 있다. 탑은 기단 4면에 8개의 문을 두고 있으며 각 층에는 창문이 있고 처마마다 기와가 조각돼 있다. 황 소장은 “계단, 문, 창문이 매우 정교해 실제 목탑을 그대로 축소해 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황 소장은 “황룡사 목탑 보다 크기가 훨씬 작지만, 고려 초기 작품인데다 양식도 비슷해 유사한 점이 많다”며 “황룡사 목탑 복원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최응천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금동탑의 실물을 보지 못해 섣불리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사진만 본다면 황룡사탑 복원의 중요 실마리를 제공해주고 통일 신라와 고려 초기 건축 양식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몽골 침략으로 불타버린 황룡사 9층 목탑 복원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실제 탑의 모양을 알기 어려운데다 관련 자료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951년 고려 4대 임금 광종이 판문군에 지은 불일사는 현재 터만 남아 있으며 5층 석탑은 1960년 개성시로 옮겨졌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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