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5일) 종합주가지수가 20포인트 이상 급락한 데 이어 8일에도 소폭의 조정이 이어졌다. 7월 초부터 쉬지 않고 달려와 사상 최고점 돌파를 앞둔 지수가 부담스러운데다, 최근 한달 간 매수세를 보여온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4일부터 3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선 점이 수급상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당분간 조정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3~4월에 비해선 낙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7월 상승장이 뚜렷한 호재 없이 외국인 매수 등 수급 요인에 의해 이루어진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조정도 뚜렷한 악재 때문이라기보다는 외국인의 매도 전환과 기관의 차익실현 움직임, 단기간 급증한 미수금 정리 등 수급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리 환율 유가 등의 변수도 투자자들에게 관망세로 돌아설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선행지수에 이어 지난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로 반전하면서 미국 및 글로벌 경기회복 조짐이 현실화했지만, 동시에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원은 “지난달 급등했던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최근 완연한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더욱이 이번 주 열릴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경우 국내 증시도 약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새로운 악재는 아니지만 환율 급락과 유가 급등이 수출주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한다. 지난달 원ㆍ달러 환율은 엔ㆍ달러에 비해 지나치게 빠르게 떨어졌고, 최근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국제유가 역시 멕시코의 허리케인 시즌 진입 등으로 당분간 하락 전환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번 조정은 언제까지, 어느 정도의 폭으로 진행될까? 조정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선 대체로 시각이 일치하지만, 시기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글로벌 유동성이 급격히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빠른 시일 내 반등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이번 조정을 중국 모멘텀이 살아 있고 외국인 매수가 유지되는 중가 우량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도 “이번 조정은 쉬어야 할 시점에 나타난 만큼, 상승 탄력의 회복을 위해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추가 조정이 오더라도 20~30포인트 정도의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크므로 증권 은행 등 내수 관련주와 정보기술(IT)업종 대표주에 대한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조정이 9월 중순까지 지속될 수도 있지만, 지수 저점은 1,060~1,070포인트로 3~4월 조정기에 비해선 낙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 연구원은 “수급 여건이 3~4월보다 나은 상태이고, 환율이나 유가 등은 신선도가 떨어져 지수 급락을 초래할 만한 결정적인 악재는 아니다”면서 “조정기간 동안 단기 매매를 자제하는 대신, 우량주 장기 투자를 목표로 저가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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