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름을 지명에서 따오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이르면 내달말 출시할 예정인 옵티마 후속 중형세단 MG(개발 프로젝트명)의 차명을 ‘로체’(LOTZE)로 결정했다.
‘로체’ 는 세계 5대 고봉 중 하나인 히말라야 산맥의 로체(LHOTSE)봉에서 이름을 가져온 것으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 더 큰 성공과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차’를 의미한다. ‘로체’는 기아차가 옵티마 후속으로 5년 만에 선보이는 중형 신차로, 1.8, 2.0, 2.4 세 가지 모델로 나온다.
특히 ‘로체’는 세계 시장을 겨냥해 간결한 스타일과 대형차 수준의 고급 인테리어, 편안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갖춘 신개념 중형 세단이라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이에 앞서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를 내면서 미국 애리조나주의 지명인 ‘투싼’을 차 이름으로 사용했다. ‘투싼’에는 강렬한 태양, 현대와 전통의 공존, 사막 속 휴양지 등의 뜻이 함축돼 있다.
이밖에도 차 이름을 지명에서 가져온 경우는 적지 않다. 현대차의 ‘싼타페’는 미 뉴멕시코주의 도시 이름이다.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와 자유를 상징화했다. 현대차 ‘투스카니’도 스포츠카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중부 서해안의 휴양도시 이름이다.
이곳은 이탈리아 문명의 기원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옛 대우자동차의 ‘르망’도 자동차 경주대회로 유명한 프랑스 서북부의 도시 이름이다. 기아차의 ‘오피러스’는 라틴어로 ‘보석의 땅’, ‘금의 땅’을 의미하는 전설 속의 지명이다.
수입차도 예외가 아니다. 크라이슬러의 ‘퍼시피카’는 미 캘리포니아주의 태평양과 접한 도시 이름에서 차명을 가져 왔다. 이 지역은 샌프란시스코 해안도로가 시작되는 곳으로,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닷지의 ‘다코타’는 미국 중북부에 자리잡은 주(州)의 이름이다.
이처럼 차 이름을 지명에서 가져오는 일이 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신차가 추구하는 차량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키는 데 지명 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지명을 딴 차 이름은 실제 존재하는 지역의 느낌과 이미지를 차량에 그대로 투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객들도 차 이름을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실제 닷지의 ‘다코타’는 다코다 주에서 다른 지역보다 많이 팔려 이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명으로 신조어를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상표등록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자칫 소송에 휘말릴 소지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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