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나라’ 미국이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해 미국 내 자전거 판매량은 1,900만대. 연간 평균 1,300만대 정도였다가 2,000만 대가 팔렸던 1973~74년 제1차 석유파동 당시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업계 빅3가 가격인하 경쟁을 벌일 정도로 불황에 울상 짓는 자동차 시장과는 대조적이다.
자전거 업계를 호황에 올려 놓은 자전거 인구는 성인의 경우, 2000년 8,000만 명에서 지난해 8,700만 명으로 늘었다. 로이터 통신은 3일 최근 고유가로 친환경 교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비만에 대한 우려가 자전거를 타게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자전거 출퇴근과 자전거 운동족이 늘었다는 뜻이다.
사이클 영웅 ‘랜스 암스트롱의 신화’도 빼놓을 수 없다. 암을 극복하고 투르 드 프랑스를 7연패한 암스트롱의 인간 승리에 감명 받은 미국인들이 새롭게 자전거 인구에 가세하고 있다는 것이다.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드의 자전거클럽은 7년 전에 비해 회원수가 40% 늘어났다. 미 의회도 나섰다. 미 의회는 지난달 향후 5년간 자전거 전용 도로 건설에 연방 예산 35억 달러(한화 약3조5,000억원)를 투입하는 내용을 담은 교통법안을 통과시킨 것.
늘어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의 경쟁도 치열하다. 켄트인터내셔널은 고급 이미지로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GM으로부터 ‘캐딜락’이란 이름을 빌려와 ‘캐딜락 자전거’를 출시했다. 누워서 타는 자전거도 이미 일반화돼있다.
연간 자전거 시장규모는 50~60억달러에 달하는 데 미국 최대 자전거 업체인 퍼시픽사는 지난 2년간 매출을 3배로 늘렸다. 연간 평균 100만대를 판매하는 켄트인터내셔널도 지난 5년간 최고 매출기록을 경신해 왔다.
암스트롱이 경기 때 착용한 헬멧, 장갑, 운동화, 심지어 대회우승자가 받는 노란 상의까지 찾는 이가 끊이질 않으며 자전거 관련용품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