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1950년대 후반 이스라엘에 핵개발용 핵심물질을 비밀리에 공급했다고 BBC방송이 3일 보도했다.
BBC가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찾아낸 문서에 따르면 영국은 59,60년 플루토늄 생산에 꼭 필요한 중수 20톤을 판매했다. 우라늄 연쇄반응 때 냉각제로 쓰이는 문제의 중수는 56년 노르웨이에서 사들인 것 중 일부로 파악됐다.
중수판매 결정은 영국 외무부와 원자력 당국 관련자들이 내린 것으로 돼 있으나 당시 맥밀란 내각이 각료회의에서 이를 심의하거나 미국에 알리는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고 문서는 밝히고 있다. 미국은 그 시기에 ‘평화적 사용’조건을 앞세워 이스라엘에 대한 중수 판매를 불허했다.
영국이 이스라엘의 핵개발을 도운 사실은 영국의 아랍권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이스라엘 핵개발은 프랑스와 노르뤠이가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60년대 미 국방장관을 지낸 로버트 맥나마라는 “영국이 핵정보를 공유해온 미국에 중수 판매를 알리지 않은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디모나 원자력발전소 프로그램과, 핵무기 개발가능성은 60년 언론에 처음 공개된다. 그리고 86년 디모나의 섬유공장으로 위장한 핵무기 생산기지에서 일하던 핵 기술자 모르데차이 바누누에 의해 핵무기 보유사실이 세계에 폭로됐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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