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내전위기에 처한 배경에 석유이권이 있다고 로스엔젤레스 타임스가 최근 지적했다. 석유이권을 놓고 지역, 종파, 인종간 대립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 원유가 주로 매장돼 있는 북부와 남부는 연간 수십억 달러 수입을 올린다. 두 지역은 각기 쿠르드족과 시아파가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 수니파가 다수인 중부지역은 모래나 잡목지대에 불과하다.
15일이 마감시한인 영구헌법 초안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도 석유이권을 둘러싼 자치권 인정 문제 때문이다. 자치권이 인정되면 원유수입은 대부분 지방정부 몫이 되기 때문에 3대 세력이 자치권과 원유수입 배분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반(半) 자치권을 누리는 북부의 쿠르드족은 헌법에 연방제를 명문화, 완전한 자치권을 갖기를 원한다. 북부에는 이라크 원유매장량의 40%가 있는 키르쿠크와, 아인자라 유전지대에 속한 2대 도시 모술이 있다.
남부의 시아파도 쿠르드족과 같은 자치권을 달라고 요구한다. 남부의 바스라는 연간 원유수입이 130억 달러에 이른다.
사담 후세인 정권의 몰락으로 실권한 중부 수니파는 남ㆍ북부에 자치권 허용시 경제적으로도 고립될 것을 우려,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대립은 내전으로 비화, 이라크를 3개로 쪼갤 위험도 안고 있다. 이라크가 분리되면 중동전체가 불안해질 것을 걱정하는 미국은 자치권 허용에 반대하고 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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