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졸전끝에 북한과도 비겼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4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아 선수권 대회 2차전 북한과의 경기에서 전·후반 90분 내내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2무·1골)은 북한(1승1무·1골) 중국(2무·3골)에 이어 남자부 3위에 자리, 대회 2연패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93년10월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한국 3-0승) 이후 12년 만의 남북대결에서 비겨 북한과의 역대 전적도 5승3무1패가 됐다. 중국전에 이어 또다시 기대 이하의 플레이를 보여준 본프레레 감독은 축구팬들의 거센 퇴진 압력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본프레레호의 답답함은 여전했다. 한국은 김진용 이동국 이천수를 스리톱으로 내세워 초반부터 시종 북한을 밀어붙였다. 볼점유율과 공격 시도는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나 문전에서의 세밀한 패스가 부정확해 북한의 밀집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이천수의 오른쪽 돌파를 앞세워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나갔다. 전반 13분 이천수가 문전으로 올려준 코너킥을 김진규가 튀어 오르면서 헤딩슛을 했으나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한국은 전반 29분 정경호를 투입,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프리킥과 코너킥이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슈팅으로 연결시키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오히려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펴는 북한에게 이따금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후반 들어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북한이 좀더 공세적으로 나왔다. 북한은 후반 13분 김영준이 문전으로 길게 올려준 대각선 크로스를 채웅천이 이어받아 강력한 오른발 슛을 때렸지만 이운재가 선방,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정경호의 측면돌파가 살아나면서 이동국이 세 차레 연속 득점찬스를 잡았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동국은 후반 19분 문전에서 날린 슈팅이 공중으로 떠버렸고, 다시 정경호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노마크 찬스에서 머리로 방향을 바꿨으나 역시 골포스트를 벗어났다. 이동국이 후반 25분 아크 중앙에서 터닝 슛을 했으나 북한 골키퍼가 공을 놓쳤다가 다시 잡는 바람에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29분 이천수를 빼고 최태욱을 투입, 총 공세를 폈으나 마지막까지 북한의 수비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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