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테러전의 두 주역인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이번엔 여름 휴가를 놓고 비슷한 구설수에 올랐다. 양국 정상은 ‘휴가는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하지만 휴가 시점이 미묘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것.
부시 대통령은 5개월간 상원에서 인준을 받지 못한 존 볼튼 유엔대사를 상원의 여름 휴회기간을 이용, ‘휴회 중 임명’이라는 편법으로 임명한지 하루만인 2일 홀가분하다는 듯 전용헬기 편으로 텍사스주 크로포드 목장으로 떠났다. 워싱턴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의 휴가가 워싱턴 정가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당연히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목장 휴가는 연례 행사지만 올해는 기간이 무려 33일에 달해 이제까지 보낸 휴가 중 최장이다. 집권 이후 크로포드 목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50번째로 이제까지 이미 319일을 목장에서 보냈다.
블레어 총리는 잇따른 테러와 응징의 와중에서 가족과 함께 2~3일 내로 해외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영국 언론도 비판에 나섰다. 그는 여름과 겨울 휴가 때마다 해외 유명 휴양지에서 호화판 생활을 즐기기로 유명하지만 이번엔 너무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국 정상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영국 경찰이 테러 이후 모든 휴가계획을 취소했지만 존 프레스콧 부총리, 찰스 클라크 내무장관, 잭 스트로 외무장관 등은 해외 휴가를 떠났거나 예정 중이어서 대조적이다. 백악관 관리들은 부시 대통령이 크로포드 목장에서 더 편안하게 일한다고 주장한다. 4일 알바로 우리베 콜럼비아 대통령과의 목장 회담이 예정되어 있는 등 휴가 내내 쉬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홍석우 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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