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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축구 '12년만의 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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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축구 '12년만의 결투'

입력
2005.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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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북한이 4일 오후 8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선수권 대회 2차전에서 정면 승부를 펼친다. 한국은 지난 달 31일 중국을 맞아 졸전 끝에 1-1로 비기는 바람에 본프레레 감독의 경질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터여서 반드시 명예회복을 해야 할 입장이다. 반면 15년만에 일본을 침몰시킨 북한은 여세를 몰아 한국마저 잡고 우승까지 넘볼 태세다. 더욱이 1993년 10월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한국 3-0승) 이후 12년만에 벌어지는 남북대결이어서 팬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객관적 전력은 한국이 앞선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21위로 북한(91위)에 비해 월등히 높다. 역대 전적에서도 5승2무1패로 우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승부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본프레레호는 중국전에서 보듯 전술부재와 선수운용 미숙으로 위기에 몰려 있다. 강철체력과 스피드로 무장한 북한의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본프레레 감독은 일단 최전방에 이동국과 함께 정경호 이천수를 스리톱으로 배치해 빠른 측면 돌파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전에서 미드필더의 침투패스 부족으로 공격이 순조롭지 못했던 점을 감안해 수비형 미드필더 김상식 대신 공격가담과 중거리 슛이 뛰어난 김두현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관심은 오른쪽 발가락 부상중인 ‘축구천재’ 박주영의 출전 여부. 지난달 24일 대표팀에 합류해 재활 훈련을 해온 박주영은 1일부터 팀 훈련에 복귀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지만 여전히 왼발로만 볼을 다룰 정도로 오른발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 하지만 북한에 뒤지거나 꼭 한 방이 필요할 경우 후반전에 조커로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춘석 대표팀 코치는 “훈련량이 적은 데다 부상부위에 통증이 남아 있어 감독이 출전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일본전 때와 마찬가지로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들고 나올 전망이다. 특히 먼저 골을 넣을 경우 지키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이 북한의 밀집수비를 뚫지 못하면 고전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앞서 열리는 여자부 경기에서도 15년만에 처음으로 만리장성을 무너뜨린 한국 낭자들은 아시아 최강 북한과 일전을 치른다. 90년 아시안게임에서 0-7로 패한 이후 단 한차례도 북한을 이겨 보지 못한 한국은 중국전에 이어 다시 한번 여자 축구사를 새로 쓰겠다는 각오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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