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해 우리 측의 고구려사 왜곡 방지 요구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지방정부 차원에서 더 노골적으로 고구려사를 자국의 역사로 선전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은 특히 자국민을 대상으로 고구려사가 자국사라는 것을 주입하는 것은 물론, 외국 관광객에게 고구려가 중국의 고대 지방정권이라고 적극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중국의 고구려 유적을 답사하고 돌아온 서경대 서길수(전 고구려연구회장) 교수는 2일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 등 중국의 지방 정부가 ‘중국은 한나라의 지방정권’이라는 내용을 담은 관광안내책자를 중국어, 영어, 일본어, 한국어 등 4개 국어로 제작해 호텔에 비치토록 하고 관광안내원에게 할당량을 제시해 의무적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중국지안(中國集安)’ ‘퉁화관광(通化旅游)’ 등의 책자는 ‘한(漢) 원제(元帝) 건소(建昭) 2년(기원전 37년) 고구려는 정권을 구성하여 우리나라 역사에서 한대 현도군의 관할 아래 있는 하나의 지방 민족정권이 되었다’며 고구려를 완전히 중국의 역사로 기술했다. 또 ‘고구려가 망하고 250년이 지난 뒤 고구려 유민들은 완전히 원래의 민족 특성을 잃어버리고 다른 민족에 융합되었다’며 고구려 멸망 이후 고구려의 계통이 중국사에 완전히 통합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