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현대자동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 준공과 함께 미국시장에 선보인 신형 쏘나타가 초기 부진에서 탈피, 판매량이 점차 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 판매분의 절반에도 못 미쳐 미국 시장 초기 진입에 성공했다고 장담하긴 이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1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달들어 27일까지 미국시장에서 판매된 신형 쏘나타는 앨라배마 공장 생산분(3.3모델) 2,045대와 아산공장에서 생산(2.4모델)한 1,385대 등 모두 3,430대를 기록했다.
이는 신형 쏘나타가 미국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5월 20일부터 31일까지 12일간 판매량이 422대(현지생산 232대, 아산공장 수출분 190대)로 상당히 저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나아진 수치다.
통상 신차를 내 놓을 경우 초기에 가장 많은 계약실적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쏘나타의 이러한 초기 판매 부진은 현대차를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사실 지난해 신형 쏘나타의 국내 출시 당시에는 10여일동안 1만대가 넘는 계약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현대차의 쏘나타가 미국 시장 진입에 실패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다행스러운 것은 미국에서 쏘나타 판매가 6월 2,696대(현지생산 1,135대, 아산공장 수출 1,561대)로 급증했고 7월에는 25일까지 3,080대로 6월 판매량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는 것.
이처럼 쏘나타의 미국 판매량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은 구형인 EF쏘나타 재고가 크게 줄어든 데다 현대차가 현지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F쏘나타의 미국 수출 재고는 5월말 현재 1만1,000대에 달했지만 그동안 재고분이 꾸준히 소진돼 현재 재고분은 추가 수출분을 포함, 3,587대로 줄어든 상태다. 현대차는 또 미국 내 6개 전국 방송과 41개 케이블TV의 인기 프로그램에 광고를 집중 배치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EF쏘나타 재고가 줄어들고 마케팅 효과가 가시화하면서 신형 쏘나타의 미국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며 “쏘나타는 가격과 품질 등의 측면에서 선진 메이커보다도 경쟁력이 있어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 신형 쏘나타가 미국 시장 초기 진입에 성공했다고 보긴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 시장의 쏘나타 7월 판매량을 넉넉잡고 4,000대로 추정한다 하더라도 이는 쏘나타가 국내에서 6월 한달동안 팔린 8,709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이 정도 판매는 민망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현대차는 특히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앨라배마 공장의 쏘나타 생산 목표를 당초 연간 15만대에서 12만대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앨라배마 공장과 함께 진출한 부품 생산 협력업체들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데다 쏘나타는 앨라배마 공장에서 처음 생산되는 모델인 만큼 품질에 완벽을 기하기 위해선 생산 목표치를 다소 줄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현지 생산직 근로자의 숙련도가 만족할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형 쏘나타의 미국 시장 성공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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