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이자 소설가인 서기원(徐基源)씨가 30일 오후 3시25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1930년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복중을 거쳐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으로 학업을 마치지 못했다. 공군 대위로 예편한 뒤 56년 동화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뎠으며 조선일보, 서울신문, 서울경제신문, 중앙일보 등을 거치는 동안 주일특파원(서울신문)과 논설위원(중앙일보)을 지냈다.
73년 관계에 진출, 경제기획원 대변인과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을 거쳐 79년 10ㆍ26 사태 후 최규하 대통령 시절에는 청와대 공보수석 비서관을 맡았다.
그 뒤 서울신문 상임감사(82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88년), 서울신문 사장(88년), 한국신문협회 회장(88년), KBS 사장(90년), ‘문학의 해’ 조직위원장(95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96년),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 회장(97년) 등 다양한 직책을 두루 거쳤다. KBS 사장으로 임명될 때는 이른바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는 사원들의 시위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소설가로서 고인은 56년 ‘현대문학’에 단편 ‘암사지도’를 발표해 이듬해 황순원씨의 추천으로 문단에 정식으로 데뷔했다. 초기에는 ‘오늘과 내일’‘잉태기’‘이 성숙한 밤의 포옹’등 전쟁의 이면에 숨어 있는 젊은이들의 방황과 가치관의 혼란, 세태와 풍속 등을 주로 그렸다.
60년대 중반 이후에는 근대 역사와 인물을 소재로 정치, 사회의 변화상과 사회적 비리 등을 풍자하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이 시기의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혁명’ ‘조선백자 마리아상’‘마록열전’‘왕조의제단’(후에 ‘조광조’란 제목으로 재출간)‘광화문’ ‘징비록’등이 있다.
91년 KBS 사장 재직 당시 취미인 낚시 이야기를 수필집으로 엮어 ‘물따라 고기따라’를 펴내기도 했다.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한국문학상, 은관문화훈장,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성기원 씨와 동준(미국 연방기상청 책임연구원), 동한(도시공영 이사), 동철(서울신문 사업기획부장)씨 등 3남 1녀.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 2일 오전 7시. (02)2072_2016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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