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강남과 경기 분당 등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촉발된 부동산가격 폭등으로 정부가 주택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이익 환수문제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일부에선 한국토지공사(이하 토공) 등 공공 부문이 과다한 개발이익을 독점함으로써 부동산투기를 조장하고 지가앙등을 초래했다는 비난도 들린다.
개발이익이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또는 정부투자기관의 개발사업이나 정비사업 등에 의해 토지소유자가 자신의 노력과 관계없이 지가가 상승되어 받는 이익으로 정의된다.
개발이익은 단순히 토지개발 단계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고 실질적으로 토지이용에 대한 수요가 성숙되는 여러 단계에 걸쳐 누적적으로 발생한다.
예컨대, 최근 가장 전형적인 도시개발 과정인 택지개발사업을 통한 공동주택 공급과정을 보면 택지조성(택지개발자), 아파트분양(아파트건설자), 입주 후 시장가격 형성(아파트 피분양자) 등 크게 3단계로 나뉘며 개발이익은 상당한 시차를 두고 연속적으로 발생한다.
그러나 이 3단계에서 토공 등 개발사업주체가 이익을 가장 많이 취할 것이라는 일반 예상과 달리 피분양자가 가장 많은 이익을 향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논문에 따르면 총 개발이익의 분배 구조는 아파트 피분양자(59.5%~77.7%), 아파트 건설업자(18.6%~39.1%), 그리고 토지개발자(1.4%~3.7%)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토공의 작년 자기자본이익률은 10.9%로, 같은 기간 상장회사 전체(10.4%) 및 100대 기업(17.3%)과 비교할 때 전혀 높은 수준이 아니다. 이는 토공의 개발이익에 대한 환수장치가 비교적 잘 정비돼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토공은 택지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익의 대부분을 도시기반 조성 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양여하여 지역개발을 촉진시킨다. 또 택지조성 완료 후 발생한 이익에 대해서도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이 시행하기 힘든 국가정책 및 국토균형개발사업의 공공재원으로 재투자한다.
하지만 국민들이 토공의 노력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공급가격이 높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위해 토공은 효율적인 예산집행, 신기술의 개발ㆍ도입 등 원가절감을 통한 공급가격 인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반면 개인 등 민간부문은 투기적 수요의 만연으로 각종 개발사업 등에서 과다한 개발이익이 발생되고 있다고 추정되나 이에 상응하는 개발이익 환수체계가 없다. 최종 이익이 실현되는 시점에서 양도소득세 등을 통해 환수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따라서 토지시장의 안정은 물론 지속가능한 국토관리를 위해서도 강력한 개발이익 환수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우선, 사회적 부의 재분배 효과를 들 수 있다. 부동산 거래 및 개발로 인한 부의 집중은 부익부, 빈익빈의 문제를 야기시켜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게 된다.
그리고 투기억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개발이익의 사유화는 투기를 조장하고 투기의 성행은 다시 지가를 비정상적으로 상승시킨다. 결국 국가의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켜 공익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마지막으로, 개발이익은 사회전체에 의해 창출되는 국민 모두의 이익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홍경표 한국토지공사 택지사업2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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