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의 불법도청 테이프가 발견되면서 국가정보원이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국정원은 앞서 추가 테이프와 관련, “99년 공운영 미림팀장으로부터 테이프와 문건을 회수, 전량 소각 폐기했다”고 밝힌 바 있어 허술한 테이프 회수 작업을 자인한 꼴이 됐다. 이에 따라 국정원이 과거 국가안전기획부 시절의 미림팀 운영 및 불법 도청 사실이 드러나면서 밝힌 “한 점 의혹 없이 모든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에 대해서도 그 신뢰성에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 테이프 274개의 내용을 모두 들여다 볼 수 밖에 없는 검찰과 그 치부의 당사자인 국정원이 향후 원활한 공조수사를 펼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확산되는 것도 불가피하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혹시라도 추가 테이프 내용이 유출되는 상황이다. 이 경우 불법 도청의 실태가 지금보다 더 적나라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커 비록 안기부 시절의 일이었다고 하더라도 국정원의 이미지와 향후 행보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다음 달 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이번 사건 조사에 대한 1차 결과를 보고한 뒤 남는 의혹에 대한 보강조사를 벌여 이르면 다음달 초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추가 테이프가 발견됨에 따라 향후 일정의 변경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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