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형난제다.
요즘처럼 누가 형인지, 아우인지 헷갈린 적이 없다. 그간 현대 정수성은 형 정수근(롯데)의, SK 조동화는 동생 조동찬(삼성)의 그늘에 가려 이름보다 오히려 “정수근의 동생” 또는 “조동찬의 형”으로 더 불려왔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더 빛을 발하는 느낌이다.
정수성은 1997년에 입단해 주로 2군에서 밥을 먹으며 간혹 대주자, 대수비 요원으로 출장했지만 올 시즌은 팀의 주축선수로 탈바꿈했다. 성적도 억대 연봉의 정수근에 뒤지지 않는다. 정수성은 28일 현재시즌 타율 2할9푼3리에 77안타 18타점으로 팀의 테이블 히터로 한몫을 톡톡히 하며 현대 김재박 감독의 신임을 한껏 받고 있다.
정수근은 타율 2할9푼9리에 26타점을 올리며 이름값을 하고 있지만 ‘대도’라는 이름에 다소 금이 간 상태. 정수근은 올시즌 도루 21개로 스틸부문 랭킹 4위에 올라 있지만 도루사가 무려 13개나 돼 ‘발’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반면 정수성은 올시즌 22개의 도루로 형의 앞을 달리고 있으면서도 도루사는 2개밖에 되지 않는다. 도루부문만큼은 형보다 나은 동생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 하다.
어린 시절 동생에게 먹을 것을 많이 양보했는지 동생 조동찬에 비해 체격이 왜소한 조동화도 SK에서 훨훨 날고 있다. 올 시즌 초반 벤치워머로 경기를 지켜봐야 했던 그는 타고난 주루능력을 발휘하며 팀의 2번타자를 꿰찼다. 올시즌 2할8푼2리, 14타점, 10도루를 기록하고 있는 조동화는 오히려 타율에서는 조동찬(2할6푼9리)을 넘어서 형의 체면을 지키고 있다.
찬스에 강한 조동찬이 고비마다 한방씩을 터뜨리며 올 시즌 벌써 10홈런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파워 면에서 형을 앞서고 있지만 주루능력이나 정교한 배팅에서는 형이 낫다는 평가다.
성적으로는 누가 앞서는지 가름할 수 없는 프로야구 두 형제가 올 시즌 마지막까지 어떤 선의의 경쟁을 펼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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