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글, 주승인 그림 효리원 발행ㆍ8,500원
제목부터가 시 같고 어여쁜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시의 씨앗을 나눠주는 정성스런 선물이다. 정말 아름다운 동시, 억지스럽지 않고 동시다운 동시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펼치자. 고등학교 교사 겸 아동문학 평론가 김용희씨가 우리 동시 40여 편을 정성껏 골라서 해설한 이 책은 시를 쓰는 마음과 시를 읽는 마음 사이에 무지개다리를 놓는다.
지은이는 얌전히 잠자는 씨앗 한 톨에서 그 속에 숨어있는 잎사귀며 꽃의 생김새와 향기, 그 꽃에 날아올 나비까지 미리 알아보는 꿈쟁이 시인들의 마음을 어린 독자들에게 살짝 열어보인다. 단순히 시의 의미를 설명하는 게 아니고, 시인의 상상력과 시의 숨결을 불러내 다정한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다.
어린이들 마음에 시의 씨앗을 심어주고 싶은 지은이의 마음은 일단 정성껏 골라낸 시 한편 한편에서 바로 느껴진다. 두고두고 아끼면서 읽고 싶은 시들이다. 딸림글까지 마저 읽다보면 ‘아하, 시는 이렇게 쓰는구나’ ‘우와,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네’ 하고 끄덕끄덕 하다가 불쑥 ‘나도 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가슴이 근질근질해지는 것이 씨가 싹이 트려고 꼬물대는 것도 같고.
시를 읽는 즐거움을 일깨우는 이 책의 글들은 ‘소년한국일보’의 ‘친구들아, 시랑 놀자’ 란에 1년간 연재했던 것이다. 부드럽게 번지는 선과 색채의 아담한 삽화를 곁들였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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