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은 2002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의 55.8%, 고용의 63.3%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GDP 비중(2000년 기준)에서 미국(74.4%), 프랑스(74.1%), 일본(66.8%)에 비해 10~20% 낮은 수준이다. 고용 비중(2000년 기준)도 미국(78%), 프랑스(71%) 등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서비스산업의 선진화가 시급한 과제임을 알 수 있다.
서비스 분야의 교역이 전체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정도이며 그 비중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2002년도 상품 무역수지는 141억 달러 흑자인 반면 서비스 무역은 65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 업종 자유화를 위한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서비스 무역수지의 적자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산업의 육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세제ㆍ금융은 물론 향후 서비스시장 개방에 대비한 표준화 등 기본 인프라 구축에 주력해야 한다.
서비스산업의 ‘표준화’는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의 투명성 확보와 사전정보 제공으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 또 기준 통일에 따른 비용절감,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지침제공 등을 통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이다.
유럽 국가들은 이미 서비스분야 표준화를 자국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 수단으로 인식하고 민ㆍ관 합동으로 적극 대처하고 있다. 유럽 표준을 제정하는 유럽표준화위원회(CEN)의 작업에도 각국 표준화기관이 참가해 공동 대응함으로써 국제표준화 활동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리나라는 산업자원부 산하‘기술표준원’에서 2001년부터 서비스분야에 대한 표준화를 추진해 장례식장, 이사ㆍ택배, 외식 등 소비자 서비스와 관련된 표준을 제정했다.
또 무점포 판매, 보험 및 전시장 등 비즈니스 서비스와 관련된 표준도 만들어 산업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을 알아보기 쉽게 그림으로 표시하는 ‘공공안내 그림표지(픽토그램)’는 복잡한 그림표지에 의한 국민들의 혼란을 예방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중 보안경 착용, 맹견주의 등 14개 그림표지는 국제표준으로 지정되어 디자인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드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유럽의 300여종에 이르는 서비스표준에 비해 현재 52종에 불과한 우리의 서비스 표준규격은 아직 초보적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술표준원은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 기반을 조기에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표준 업무를 관장하는 전담 부서를 2004년 3월에 신설, 서비스산업의 표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유통, 금융 등 50개 서비스업종을 대상으로 서비스품질 우수기업 인증제도를 운영해 정부의 조달구매, 신용보증심사등에서 우대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품질향상에 공로가 큰 기업과 종사자에게는 정부포상도 수여할 계획이다.
서비스산업이 차세대 국가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표준화기반의 선진화 등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수요자 중심의 정책 추진을 통한 고품질의 서비스를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조기성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안전서비스표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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