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열 대 정열. 소프라노 조수미와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가 한 무대에 서면 그럴 것이다. 이들의 노래는 뜨겁다. 조수미는 눈부시게 작열하는 화려한 정열로, 흐보로스트포스키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깊고 어두운 정열로 듣는 이를 사로잡곤 한다.
두 사람의 듀오 콘서트가 30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오페라 아리아와 듀엣 곡으로 관객을 만난다. 세계의 주요 오페라 극장을 누비며 명성을 누려온 최고의 가수들인 만큼 대단히 화려한 무대가 될 것 같다.
조수미는 내년이면 세계 무대에 데뷔한 지 20년이 된다. 1986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극장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출발해 라 스칼라, 메트로폴리탄, 코벤트 가든 등 세계 최고의 오페라 극장에 서왔다.
최근에는 중국 작곡가 치강 첸의 오케스트라와 소프라노를 위한 현대음악 ‘한 프랑스 여인의 꿈’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세계 초연했다.
회색빛 은발과 당당한 체구가 야성적 분위기를 풍기는 흐보로스토프스키는 1989년 영국에서 열린 BBC 카디프 콩쿠르에서 브린 터펠 등 막강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베르디와 모차르트의 오페라도 잘 하지만, 차이코프스키나 보로딘의 오페라, 러시아 교회음악 등 조국 러시아의 음악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이번 공연은 작곡가 쇼스타코비치가 ‘세계 최고’라고 격찬했던 모스크바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미국인 지휘자 콘스탄틴 오르벨리안이 함께 한다.
벨리니, 보로딘, 베르디, 도니제티, 마이어베르 등의 오페라 아리아와 듀엣, 오페라 서곡을 연주한다. 두 사람은 각각 번갈아 노래하다가 1부와 2부 마지막 곡으로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와 베르디의 ‘리골레토’ 이중창을 들려준다. (02)751-9606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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