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로운 정보기술(IT)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나 인터넷TV(IP-TV) 등이 거론되면서 지상파 재전송 및 통신방송 융합의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지만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디지털 콘텐츠나 이동통신 콘텐츠 업계에서는 문화관광 분야인지 정보통신 분야인지를 따지며 협회를 만들기도 하고 있다. 이들은 협조하는 모습으로 공동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사실 통신방송 융합은 이른바 컨버전스의 작은 영역에 불과 할 뿐이고 전체적으로 IT산업과 통신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우리생활의 전 영역에 변화를 주는 시기에 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복투자, 이중규제, 영역다툼 등의 이야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사업자나 정책당국자는 여기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예를 들어 자동차산업의 출발은 자동차 엔진의 발명이 먼저이다. 좋은 기계 일지라도 널리 이용되려면 양산체제가 필요하고 그러자면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길을 닦아야 한다. 그런데 건설사업자나 도로사업자, 혹은 관광사업자가 내친김에 자동차까지 만든다고 나서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우리는 조선, 중화학 전자산업 등에서 이러한 경험이 있다.
새로운 기술의 출현은 그것이 중요하고 의미가 있을 때 다른 분야들에 영향을 미쳐온 것이 역사적인 현상이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분야는 소위 본질가치라고 하는 핵심역량에 있어서 그러한 변화를 수용해 더욱 발전해 온 것이다. 변화의 수용은 누구의 관점에서 하는가? 당연히 소비자요 일반 대중이다. 물론 대중이 원하는 대로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이나 정책들이 그 수용성에 기초를 두고 이뤄져야 함은 물론이다.
또 효과적인 사회적 분업과 공통되는 신기술분야의 역량을 집결시켜서 더욱 발전시키고 그 효과를 받아들여 자신의 핵심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이것이 그나마 조금 앞선 우리의 신산업들을 잘 가꾸는 길이고 현재의 산업도 발전시키는 길임을 생각하고 이제는 대동단결해야 할 때이다.
고현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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