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6자회담이 세계의 주시 속에 어제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됐다. 참가국 대표들의 개막식 기조연설 등을 통해서 드러난 회담 분위기는 일단 긍정적이다. 무엇보다도 북한의 김계관 수석대표가 “회담 개최 자체도 중요하지만 근본은 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에 실질적인 성과를 얻는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인상적이다.
그는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위협을 없애고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당사자들의 정치적 의지와 전략적 결단이 요구된다면서 “우리는 이를 위한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확언한다”라고도 했다. 이 언급이 진정으로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면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수석대표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다른 참가국들은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에 관한 상응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돋보인다.
그는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도록 노력하고 에너지 관련 요구사항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음도 밝혔다. 회담 개막 전에 북미가 양자회담을 가진 것도 전에 없던 일이다. 고농축우라늄(HEU) 문제와 핵군축 문제 등 회담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사안들에 대해서도 당사자들이 직접 거론을 삼가고 있는 것도 회담의 생산성 면에서 바람직해 보인다.
그러나 핵 포기의 구체적 절차와 북한측이 요구하는 안전보장의 내용 등 핵심적인 사안들의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참가국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한반도 비핵화도 그 내용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이런 난제들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참가국들간의 진지한 의견교환과 신뢰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와 관련해 일본측이 관련국들의 우려에도 본회담에서 미사일과 납치자 문제의 해결을 거론하고 나선 것은 유감이다. 일본인 납치자 문제는 불행한 일로 북일 관계정상화 전에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일본측이 이 문제에 집착하는 것은 참가국들의 공조와 한목소리가 필요한 시점에서 회담의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회담 분위기를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일본측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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