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유명 휴양도시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 영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 8명을 포함해 90명이 숨지고 240명이 부상을 입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폭발은 새벽 1시께 샤름 엘 셰이크의 최대 번화가인 나아마 베이의 가잘라 가든호텔과 인근 상가를 중심으로 잇따라 세 차례 발생했다.
호텔 입구로 진입하던 차량이 터지면서 호텔이 전소됐다. 이어 재래상가에서 또 다른 차량 폭탄이 폭발해 인근 노천 커피숍이 화염에 휩싸였다. 이날은 이집트혁명 기념일인데다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 인명피해가 컸다.
사건직후 레바논과 이집트의 알 카에다 연계 조직이라고 밝힌 ‘앗 샤히드 압잘라 아잠’이라는 단체는 이슬람 웹 사이트에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0월 시나이 반도 북동쪽 이스라엘 접경 부근의 타바힐튼 호텔과 인근 해변 휴양지의 연쇄 폭탄 테러도 자신들이 감행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진위는 가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현장 감식결과 등을 토대로 이번 테러공격에 4명의 범인과 차량 2대가 동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집트 언론에 따르면 테러범 4명이 시나이 북부의 한 도시에서 야채가 적재된 차량 2대에 폭발물 400㎏ 이상을 숨긴 뒤 사막길을 따라 샤름 엘 셰이크로 들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대다수 목격자들은 경찰에 범인의 인상착의가 이집트인은 아닌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름 엘 셰이크는 중동 위기 때마다 아랍 지도자들이 평화 해결방안을 모색해온 중동평화 협상의 메카로 연 수십 만 명의 외국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지이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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