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경찰은 25일 시나이 반도 휴양도시 샤름 엘 셰이크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 테러의 용의자로 파키스탄 청년 6명을 쫓고 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들의 사진을 공개하고 수천장의 수배전단을 배포한 뒤 “6명의 파키스탄인 남성이 테러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 직접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차량 자살폭탄 테러를 당한 가잘라 가든호텔에서 파키스탄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의 유해를 발견했다”며 “DNA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20~30대로 추정되는 6명은 한 호텔에 머물다가 여권들을 남겨놓았다”며 “경찰은 샤름 엘 셰이크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추적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의 배후에서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이끌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이 테러를 지휘했다는 분석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집트 테러는 파키스탄인과 알 카에다의 관여가 밝혀질 경우 테러범 4명 가운데 3명이 파키스탄계 영국인이었고 알 카에다 조직이 관여했던 것으로 보이는 런던 1차 테러와 닮은 꼴이 된다.
워싱턴포스트는 24일 미국 9ㆍ11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빈 라덴과 참모들이 여전히 강력한 ‘테러 네트워크’를 통해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영국과 이집트의 현지 조직에 명령을 하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주 미국 주재 사우디 아라비아 대사로 임명된 투르키 알 파이잘 왕자의 말 등을 인용, 런던과 샤름 엘 셰이크 테러의 유사성으로 볼 때 알 카에다 지도부가 둘 다 진두지휘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파이잘 왕자는 “테러범들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산악 국경지대를 오가며 빈 라덴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베르토 곤잘레스 미국 법무장관도 이날 CNN에 출연, 런던과 이집트 연쇄 테러를 모두 알 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1차와 2차 런던 테러는 알 카에다 연계 조직이라고 주장하는 ‘아부 하프스 마스리 여단’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었다. 이집트를 노린 테러에서도 시리아와 이집트지역 알 카에다 조직을 자처한 ‘압둘라 아잠 여단’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 “이집트 휴양지 테러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우방인 이집트와 미국의 유대 관계를 시험해 보기 위한 시도였다”고 분석했다.
한편 더 타임스는 “영국 경찰이 런던 2차 테러와 관련해 테러범 4명 이외에 테러를 중도 포기하고 달아난 제5의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며 “경찰은 이들이 동아프리카 지역 출신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