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항공사 아메리칸 에어라인(AA)의 모기업 AMR은 지난 20일 올 2ㆍ4분기에 5,800만 달러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2000년 4분기 이후 계속된 적자를 5년 만에 벗어난 것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25일 AA의 적자탈출을 ‘충격’이라고 보도했다. 미 대형 항공사들은 2001년 9ㆍ11테러와 저가 항공사의 시장잠식, 고유가 등로 인해 한계상황에 내몰려왔다. 유나이티드항공은 2002년, US에어는 2004년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델타항공은 올 3월 파산경고를 받았다. AA도 2003년 초 운영비마저 바닥 나고 노사갈등이 커져 파산위기로 치달았다.
AA의 변화는 이때 찾아왔다. 노사는 마른 수건을 짜듯 눈물겨운 노력을 시작했다. 노조는 같은 해 4월 회사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동의, 회사를 파산위기에서 건져냈다. 조종사, 승무원, 운송 3개 노조는 조종사 연봉 23% 삭감, 전체 노조원 2,300여명 감원 등 연간 18억 달러의 경비감축안에 도장을 찍었다.
새로 부임한 제라드 아페이 최고경영자(CEO)는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절감에만 매달리지 않고 노조와 대화했다. 정비부문을 아웃소싱해 직원을 해고하는 대신 집중하고 강화시켜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이 방법으로 연간 5억 달러 비용이 감축됐다. 또 외부기관에 고가 컨설팅을 맡기지 않고 내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경청했다.
노사간 언로가 트이자 직원들의 자발성과 업무효율은 자연 높아졌다. 조종사들은 1개 엔진 만으로 항공기를 안전하게 활주시키는 조종법을 터득, 연료소모를 감소시켰다. 정비사들은 닳아버린 부품을 다시 연마해 쓰는 방법으로 연간 30만 달러의 비용을 줄였다. 화장실 거울 교체비용은 한 직원의 아이디어로 90%나 줄어들었다. 비용 감축을 위해 국내선에 베개를 없애는 등 형식적인 일부 서비스도 중단했다.
AA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저가 무한경쟁으로 미 횡단노선 편도요금은 5년 전 302달러에서 183달러로 내려가 있다. 이를 주도하는 저가항공사들의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13%에서 37%로 늘어났다. 증가일로인 연료비용은 AA의 경우 1년 전보다 47% 늘어난 13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AA는 그러나 각 부문에서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줄여 이미 높은 수익성을 확보해놓았다고 자신감을 밝히고 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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