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학년도 대입 수시 1학기 모집 대학별 전형이 23일 이화여대를 선두로 시작됐다. 26일 건국대, 27일 한국외국어대, 30일 서강대 한양대, 8월 2일 연세대, 8일 고려대 중앙대 등 8월 초까지 잇따라 실시되는 대학별 전형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논술이 당락을 가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논술시험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유의해야 할 내용들을 정리해 본다.
출제 형태 및 경향
수시논술은 일반적인 의미의 논술과는 거리가 있다. 최근 논란이 인 이른바 ‘통합교과형’으로 볼 수 있는 논술이 많다. 상당수 대학에서 제시문에 영어 지문을 많게는 절반 이상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은 국어와 동시에 영어 실력을 평가하겠다는 의도다. ▦제시문의 주제를 파악하거나 요약하는 문제 ▦제시문 간의 연관관계를 파악하는 문제 ▦제시문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라는 문제 ▦자신의 의견을 서술하라는 문제 등이 대표적인 유형이다.
수시논술은 기본적인 쓰기 능력과 함께 점차 범 교과적인 배경지식과 문제해결 능력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논술의 문제는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보다는 주어진 제시문을 정확히 이해하고 분석한 내용과 방향성에 근거하여 주장을 펼쳐야만 한다. 특히 자연계열 수험생들에게는 과학ㆍ수학적 능력을 더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1,500~2,000자 내외의 긴 답안을 요구하는 논술은 거의 없다. 대부분 대학에서 여러 문제를 내는 대신 짧은 답안을 요구한다. 고려대는 요약문제의 경우 각 지문당 10∼140자(인문계) 또는 100∼140자(자연계), 논술문제는 750∼850자(인문계), 130∼160자(자연계)로 정했다. 따라서 논술 하면 떠올리게 되는 서론, 본론, 결론의 완결된 구조를 갖추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히려 말하고자 하는 바를 먼저 명료하게 서술하도록 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구술면접과 달리 논술고사에서는 시사적인 문제의 출제 비율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도 알아두자.
수리논술의 경우 고교 수학 교육과정 중 출제 빈도가 높은 단원(수열, 극한, 미분, 적분, 도형, 벡터, 확률, 통계)을 중심으로 각 단원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고 각 단원의 개념과 정의 그리고 단원별로 연결하여 설명할 수 있는 수학적 지식을 쌓아야 한다. 교과서의 각 단원에 해당하는 큰 주제에 따른 기본적인 정의와 증명을 반드시 마지막까지 다시 한번 점검하고 수학에서 중요하게 쓰이는 공식과 정리는 어떻게 유도했는지도 꼼꼼히 살펴본다.
유의사항
아직까지 자신이 지원할 대학의 과거 기출문제를 접해보지 못했다면 큰 일이다. 각 대학의 출제경향이나 형식은 쉽게 변하지 않는 만큼 대학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반드시 문제를 풀어보도록 한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자신이 정리했던 논술 주제에 대해 모자란 점은 없는지 다시 한번 점검을 하는 게 좋다.
경쟁률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여러 대학에 복수 지원한 경우가 대부분인 탓에 많은 수험생들이 상향지원을 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편안히 갖고 여유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문제지를 받자마자 어떤 문제가 나왔는지 한번 훑어본다. 모두 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지 말고 아는 것부터 차근차근 풀면 된다. 한글과 영문 제시문이 동시에 나올 때는 한글 제시문부터 읽어 문제의 내용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답안을 작성할 때는 제시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조건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제대로 문제를 파악하지 못해 반론을 제기하라는 지시에도 불구하고 동조 의견 및 근거를 나열한다든지 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된다.
너무 흔하게 사용되는 사례나 문구, 근거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틀에 박힌 표현은 답안을 외웠다는 느낌과 함께 창의력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채점자 입장에서는 수많은 학생들의 답안을 함께 읽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무더기로 비슷한 표현이나 문구를 사용하면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마찬가지로 사자성어나 속담을 남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다양한 지문을 읽고 내용을 요약하라는 논술에서는 가급적 지문에 쓰이지 않은 단어를 활용한다. 지문에 제시문에 나오는 문장을 그대로 답안에 인용해 사용하는 것은 감점 요인이 된다.
이 밖에 맞춤법에 어긋나는 구어체나 통신용어, 비속어, 외국어를 사용하는 것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으며 명사로 끝나는 등의 불완전한 형태의 문장도 피해야 한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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