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에서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제 밤에는 강원 동해시 육군 해안초소에서 순찰 중이던 장교와 사병이 괴한 3명에게 소총과 실탄을 탈취당했다. 장병들은 납치까지 당해 범인들의 승용차에 이리저리 끌려 다녔다고 한다. 참으로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다. 군의 허술한 대비태세와 기강해이가 이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민간인 출입금지 지역에서 민간인에게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총기를 빼앗겼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괴한들이 길을 묻는 행인으로 가장하고 접근해 어쩔 수 없었다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도대체 순찰 장병의 근무자세가 어떠했길래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기본적인 근무수칙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일단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만약 적이 침투했다고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하지 않을 수 없다.
군의 기본적인 임무는 경계다. 작전에 실패한 사람은 용서 받을 수 있지만, 경계를 소홀히 한 병사는 용서 받지 못한다는 건 군의 불문율 아닌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사고로 군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최전방 철책 절단사고, 해군 고속단정 분실사건, DMZ 총기난동사건, 공군 전투기 추락사고 등 군기문란 사건이 숨가쁘게 이어지면서 국민의 불안감과 군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동해, 서해, 철책선에서 육해공군이 돌아가면서 사고를 내고 있다”는 말이 결코 우스개 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당장 총기 탈취범들이 제2의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신속한 검거와 총기 회수가 우선이지만 군이 안고있는 문제점이 뭔지를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윤광웅 국방장관의 인책을 비롯해 군 기강을 바로잡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군이 국민을 지켜주기는커녕 국민이 군을 걱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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