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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특집/ 원더풀! 디자인 코리아

입력
2005.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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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업계에 ‘디자인 혁명’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디자인과 기술이 결합된 ‘작품’ 하나로 세계 제패를 꿈꾸고 있다.

기업들이 디자인 경쟁력 확보에 ‘올인’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 시장에서 생존하려면 성능은 물론이지만 디자인은 더 좋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국가 경쟁력은 소프트 경쟁력에 의해 좌우될 것이며, 소프트 경쟁력의 양대 축이 바로 기술과 디자인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특히 디자인은 투자 대비 효과, 미래 전망 등의 면에서 기술보다 우위에 있는 만큼 더 매력적이다. 디자인은 기술개발 투자에 비해 19배의 효과를 창출한다는 논문도 있다. 이처럼 디자인은 21세기 제품 경쟁력의 핵심요소로서 그 중요성이 날로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기업들의 디자인 중시 분위기는 세계적인 추세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디자인 경영’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필립스가 ‘제품 성공 여부의 80%를 디자인이 차지하고 있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것이나 IBM이 ‘좋은 디자인이 곧 좋은 사업’(Good design is good business)이라는 경영 방침을 고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세계 시장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제품들은 한결같이 나름의 특별한 디자인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디자인 강국에 대한 기업들의 열망이 하나 둘씩 ‘원더풀 디자인 코리아’라는 결실을 낳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미 1996년 ‘디자인 혁명의 해’를 선언했다. 이후 10년도 지나지 않아 애니콜 휴대폰과 디지털TV 등 삼성전자 제품의 디자인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이다. 특히 휴대폰에서만 1,000만대 이상 팔린 히트 모델이 T100(일명 이건희폰), E700(벤츠폰) 등 2종이나 나왔다.

LG그룹도 만만치 않은 디자인 역량을 쌓고 있다. LG전자의 휘센 에어컨이 5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차지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덕을 톡톡히 봤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미술작품처럼 세련된 액자형 에어컨, 귀여운 펭귄 캐릭터가 동작 상태를 알려주는 캐릭터 에어컨 등이 대히트, 세계 1등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

물론 보완할 점도 적지 않다. 국내 디자인 산업의 전체적인 경쟁력은 세계 12위권으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의 80%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기업 디자인연구소와 함께 디자인 발전의 근간이 돼야 할 전문회사의 경쟁력은 매우 취약하다. 1,200개가 넘는 디자인 전문회사의 절반 이상은 연간 매출이 3억원을 밑돌 정도로 영세한 실정이다. 해마다 3만명 이상 배출되는 디자인 관련 대졸 우수 인력 등을 흡수ㆍ활용할 만한 산업 기반도 부족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디자인의 미래는 매우 밝은 편이다. 중소기업들도 서서히 디자인에 눈을 뜨고 있으며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정부는 향후 5~10년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3대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을 꼽고 있는데, 그 핵심이 디자인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21세기 국가경쟁력의 최후 승부처는 디자인으로 집약된다”며 “정부도 디자인 산업을 집중 육성, 2008년 세계 7위의 디자인 선진국으로 도약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수 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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