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pay too much attention to other people’s expectations from you, and do what you do well and want to do,” Kim advised.”( “남의 기대를 너무 의식하지 말고 자기가 잘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김씨는 조언했다.)
여기서 ‘김씨’는 김영란 대법관이다. 청소년 대상 주간 영자신문 ‘영 타임스(Young Times)’ 6월 27일자 11면에 실린 김 대법관 인터뷰 기사 중 한 대목이다. 학생기자 이선주(15ㆍ서울외국인학교 고2)양이 직접 만나 쓴 기사다. “토요일에 대법관님 집에 찾아갔더니 기자들이 수두룩하게 모여 있었어요. 어른 기자들과 취재 경쟁을 하면서 몇 가지 질문도 당당하게 던졌습니다. 영어로 기사를 쓰는 것은 어려웠지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영 타임스 편집국장 윤태형(37)씨는 이양 같은 학생기자 350명을 지휘한다. 이메일 취재 지시를 기다리는 학생기자들은 외국어고나 민족사관고 등 특목고 우수생이 많다. 윤씨는 20일 “기사를 손질하다 보면 영어 실력이 뛰어나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기자 교육을 받은 후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고 관찰력과 묘사력까지 갖춘 기자가 되지요. 기자 교육만큼 통합적이고 실효성 있는 논술 교육도 없기 때문이지요”라고 말했다.
영 타임스는 전통의 영자신문 ‘코리아 타임스(KT)’의 자매지로 KT 기사와 외신, 학생기자들의 인터뷰 기사, 에세이, 주장 등을 담아 매주 16페이지씩 발행한다. 여기에 영어와 논술, 시사상식, 토론력을 키워주는 65페이지 분량의 교육저널 Q를 함께 낸다. 온라인(www.youngtimes.co.kr)에서는 영어 읽기와 말하기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윤씨는 연세대 중문과를 나와 중앙 일간지에서 5년간 기자 생활을 하다가 하버드대로 건너가 동아시아학과(중국 정치ㆍ경제 전공)를 졸업했다. 이 신문이 본격 발행을 시작한 3월부터 편집국장으로 학생 기자 교육을 맡았다. 지금까지 CNN 방송 손지애 서울지국장,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 뉴욕 브루클린 지방검사인 한인 2세 정범진씨, 음반기획자 겸 가수 박진영씨 등 유명 인사들을 인터뷰시켰다.
“누굴 만나 보라고 하면 대뜸 ‘연락처를 모르는데요’라고 하는데 이 과정 자체부터 취재라는 인식을 심어주지요. 커뮤니케이션 기술도 늡니다. 의미 있는 진술을 받아내려면 상대의 마음을 읽어야 하니까요. 지금까지 자기를 위한 글, 점수를 더 받기 위한 글을 썼지만 학생 기자가 되면 독자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가치관과 표현력, 논리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게 되지요. 그렇게 해서 학생들이 영어 기사를 술술 읽고 뉴스 방송을 들으며 바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우리 영어 교육의 목표입니다. 신문을 빨리 읽는 연습을 하면 시험 문제를 풀어나가는 속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지요.”
인터뷰 중에도 그의 휴대폰은 학생기자들의 보고로 쉼 없이 울려댔다. “김 기자, 학생기자라고 우습게 보지 못하도록 배에 힘주고 당당하게 만나야 돼!”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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