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게 배낭을 싸는 휴가철. 하지만 막상 여행을 하다보면 날씨보다 더 숨막히게 하는 일들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여행사의 횡포나 바가지 요금, 교통체증 등…. 한국관광공사가 매년 관광불편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분석해 내놓는 관광불편신고 종합분석서를 통해 올 휴가 여행을 떠나기 전 알아두어야 할 단골 불편신고 내용들을 짚어본다.
여행사의 계약조건 불이행
김모씨는 지난해 효도관광차 아버지를 인도네시아에 보내드렸다. 하지만 김씨의 아버지는 인도네시아 여행을 다녀와 풍토병에 걸렸다. 여행사가 예약 내용과 달리 시설이 형편없는 호텔을 제공해 해 벌레에 물린 것. 이 여행사는 인도네시아에서 돌아온 뒤 김씨 아버지에게 80여만원을 보상하고 치료비까지 부담하기로 했지만 이미 관광은 다 망쳐버린 후였다.
김씨의 경우 외에도 여행사가 여행객의 항공권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여행 일정을 동의 없이 바꾸는 등 계약 조건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피해가 지난해 모두 53건 신고됐다. 여행사 관련 신고 건수는 무려 189건이었다.
부실한 숙박업소
지난해 8월 친구들과 강원 속초에 휴가차 놀러간 홍모씨는 높은 숙박요금에 깜짝 놀랐다. 민박집 1박에 10만원이 훌쩍 넘는 요금을 요구했지만 홍씨는 ‘한철 장사인데 어쩔 수 없다’는 민박집 주인의 말에 돈을 다 낼 수밖에 없었다.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하루 묵은 조모씨는 객실 내 방음장치가 부실해 잠을 들 수 없자 방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객실을 바꾸는 과정에서 호텔 직원들은 ‘뭐가 시끄럽냐’며 불친절하게 대해 기분이 상하고 말았다.
여행지에서 관광객들이 숙박업소에 불만을 느끼는 것들로는 서비스불량(32건), 위생관리 불량(19건), 부당요금징수(6건) 등이었다..
기타 신고 사례
관광지 내 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단골 메뉴다. 강모씨는 충남 대천 해수욕장에 놀러 갔다 백사장안에 박혀있던 녹슨 철사에 발을 찔렸다.
신모씨는 단양 고수동굴에서 상주하는 사진사들에게 돈을 주고 사진을 찍었지만 약속한 기한보다 한 달이나 늦게 사진을 받았다. 4번 전화를 해 사진을 요구했지만 매번 ‘이미 보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모씨는 경남 욕지도에 차를 갖고 방문했을 때 여객선 차량 탑재 금액이 섬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달라 항의 끝에 차액을 되돌려 받았다.
한국관광공사는 여행사와 관련해 계약 전에 ▦ 여행사의 등록여부 ▦ 숙박시설 등급 및 실별 투숙인원 ▦ 여행사 보험가입 여부 ▦ 여행 중 제공되는 식사 내용 및 등급 ▦ 여행 인솔자 및 현지 안내원 유무 ▦ 현지에서 추가 요금 요구 여부 등을 반드시 확인할 것을 여행객들에게 당부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일부 호텔이나 콘도 등에서 직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시설 및 위생관리 상태가 불량해 신고가 많이 접수된다”며 “숙소를 예약할 당시 관련 내용을 반드시 물어봐 여행 중 불쾌한 일이 가급적 생기지 않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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