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서해상 남북 함정간 우발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달 13일부터 통신연락소를 운영하고 군사분계선(MDL) 인근의 선전물도 다음달 13일까지 완전 제거키로 합의했다.
남북 군사 당국자들은 20일 판문점 우리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세번째 실무대표회담을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그러나 백두산에서 열기로 한 제3차 장성급 회담의 일정은 잡지 못해 다음달 12일 실무회담을 한차례 더 개최키로 했다.
통신연락소 개설과 MDL 인근 선전물 제거는 지난해 6월 제2차 장성급 회담에서 이미 합의한 것이지만 완전이행을 다짐한 것이 이번 회담의 성과다. 지난 회담 이후 실제 이행된 것은 무선통신 개설뿐이다. 무선통신은 그나마 교신율이 크게 떨어져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번에 통신연락소 개설 이행까지 결정한 것이다.
남북은 다음달 10일까지 파주 경의선 군상황실과 개성을 통신선로로 연결한 뒤 다음달 13일부터 양측 해군이 통신연락소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통신연락소는 남측의 평택 2함대사령부와 북측 서해함대사령부까지 연결, 서해상 우발충돌을 막는 군 당국간 ‘핫라인’으로 기능할 가능성도 있다. 3단계에 걸쳐 완료키로 했다 1단계에서 사실상 중단된 MDL 인근의 선전물 제거도 이달 25일부터 재개, 다음달 13일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제3차 장성급 회담의 일정은 북측이 삼지연 일대의 도로공사를 이유로 추후 논의하자고 제의, 실무회담이 열리는 다음달 중순 이후로 연기됐다. 하지만 양측이 통신사무소 운영(다음달 13일)과 선전물 제거완료(다음달 13일)에 맞춰 다음달 12일 실무회담을 갖기로 한 것은 제2차 회담의 성과를 마무리짓고 제3차 회담을 재개하자는 의미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6월말 두번째 실무회담 이후 1년여 만에 재개된 남북 군사당국간 접촉은 최근의 남북 화해무드를 반영하듯 매우 부드럽게 진행됐다. 우선 과거 군사당국 접촉에서 사용됐던 길쭉한 사각형 테이블 대신 원형 테이블이 등장, 눈길을 끌었다. 문성묵(대령) 국방부 대북정책과장과 류영철(대좌) 인민무력부 부국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양측 대표단은 비스킷으로 점심을 대신하면서 마라톤회의를 벌인 끝에 약 7시간 만에 합의를 도출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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