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중소기업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레인콤, 엠피오, 유진로보틱스 등 중소기업들은 사업 초기에 대기업보다 낮은 기업 인지도와 유명하지 않은 상표 대신 뛰어난 디자인을 무기로 삼아 글로벌 시장의 벽을 뛰어넘어 이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인 레인콤. 이 업체는 디자인 전문기업인 이노디자인과 제휴를 맺고 주력 제품인 ‘아이리버’의 디자인을 위탁했다.
그 결과 ‘아이리버 iFP-1000’이 미국의 산업디자이너협회(IDSA)에서 주관하는 디자인상인 IDEA 2005에서 은상을 받으며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이 제품은 삼각 기둥 형태의 디자인으로 사각형 위주였던 MP3플레이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레인콤 경영진은 이 제품 이후 개발진에게 디자인을 건드리지 말고 기능을 개발하라는 주문을 할 정도로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최근에도 ‘N10’이 독일 레드닷어워드 행사에서 제품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등 명성을 떨치고 있다.
엠피오는 MP3 업계에서는 드물게 자체 디자인팀을 갖고 있다. MP3 플레이어를 패션 제품으로 보기 때문이다. 덕분에 매년 10여개의 디자인을 선보이며 다른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 인력의 10%를 전문 디자이너로 충원할 만큼 디자인 투자에 적극적이다. 해외의 평가도 높아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90%를 해외에서 소화하면서 세계 5위권에 드는 MP3플레이어 업체로 성장했다. 최근에도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이 주관하는 2005년 우수산업디자인에서 MP3플레이어 ‘FY500’으로 우수디자인(GD) 마크를 획득했다.
홈네트워크 전문기업인 서울통신기술도 ‘이지온 월패드’로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올해 독일 iF디자인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 이 제품은 난방, 조명, 출입문 관리 등을 자동으로 할 수 있는 홈오토메이션에 네트워크 기능을 추가했으며 사람들이 편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터치스크린 방식을 도입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은은한 색상 등 주변 실내장식과 조화를 깨뜨리지 않는 디자인이 호평을 받았다. 이밖에 로봇전문기업 유진로보틱스도 청소로봇 ‘아이클레보’에 원형 디자인과 강렬한 색상을 적용, 올해 GD 제품에 선정됐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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